[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정찬형 YTN 사장이 4일 2021년 시무사를 발표하며 최근 논란이 된 사내 인사정책 문제를 언급했다. YTN은 지난달 갑작스러운 인사 정책 시행으로 이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직분 간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 사장은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인사정책 문제로 회사 분위기가 무거워졌다”며 “회사는 단연코 구성원 사이에 편을 가를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의도를 제대로 전하지 못 하는 것 또한 정책 시행의 실력인 만큼 구성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비판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개선점을 찾아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4일 시무식을 가진 YTN (사진제공=YTN)

지난해 12월 30일 YTN 경영진이 인사 정책을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핵심은 호봉직·일반직·연봉직 업무를 분리하는 것으로, 직분이 다른 이들을 같은 부서에서 일하지 않게 조정했다. 사측은 혹시 모를 ‘동일노동 동일임금’ 소송을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호봉직은 공채로 입사한 직원들로 취재·카메라기자, 기술직군, 경영직군, 그래픽 디자인 직군에 해당된다. 일반직은 영상편집, 스튜디오 카메라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연봉직은 프리랜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이들로 다양한 방송 업무를 맡고 있다. 그래픽디자인 직군의 경우, 호봉과 연봉직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인해 특정 부서에 결원이 생겼다. 영상편집부의 경우, 호봉직 인원 3명을 영상취재부로 보내며 인원이 줄었고, 영상편집부 일반직 팀원들은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연봉·일반직 사이에서 회사가 호봉직과의 차별·처우 개선에 대한 방안은 마련하지 않은 채 직분별로 업무를 분리하는 인사라는 불만이 나왔다. 앞서 논란이 된 ‘사내 우수 사원 공모’ 논란을 언급하며 “우리도 YTN의 구성원으로 봐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관련기사 : YTN ‘사내 우수인력 선발’, 호된 시련)

이번 인사 정책의 문제로 소통 부재를 꼽는 의견도 있었다. 인사발표 다음 날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회사의 이번 인사 방식과 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성명을 내고 “인적 구성과 배치가 법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는 구조였다고 판단했다면 구성원들과의 대화와 토론에서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YTN지부는 “이번 인사에 대한 당사자들과 각 부서의 반발도 결국은 소통 부재에 결정적 원인이 있다”며 “2020년 YTN을 지배한 상시적 갈등 구조는 구성원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사장은 이날 시무사에서 지난해 YTN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YTN은 최장 시간 재난 특보체제를 가동했고, 창사 25년 만에 첫 탐사프로그램을 내놨다. 보도 분야에서는 역대 최고 시청률이 나왔고, 유튜브에서는 국내 언론사 최초로 200만 구독자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경영상으로 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1년 목표로 정 사장은 ‘솔루션 저널리즘’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다시 일상으로’는 대안을 찾는 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며 ‘솔루션 저널리즘’의 역할을 자임하는 표어”라며 “이 시대에 필요한 지혜를 찾는 노력으로 ‘솔루션 저널리즘’을 향한 공동체의 요구에 부응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미디어 산업의 지각 변동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TN의 경쟁 상대로 글로벌 OTT를 꼽으며 “지금까지 YTN이라서 봤던 시청자들에게 YTN이 아니면 안 될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제작, 보도 시스템은 더 가볍고 민첩하게 진화해야 하며 콘텐츠는 유니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에 YTN 라이프 채널은 YTN2로 재편할 예정이다. 시청자층을 확대하기 위한 방침으로 정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종합편성을 지향하는 준비 단계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일환으로 플랫폼 진출 사업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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