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가 자사를 향해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권언유착’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MBC는 "지난 2월 MBC ‘기자’가 제보자와 통화했다"고 보도한 SBS에 대해 사실관계를 신속히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 SBS가 오보를 인정하고 바로잡지 않을 시 법적인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입장이다.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윤석열 검찰총장 측 증인으로 심의에 출석한 어느 검사의 발언을 인용해 난데없이 MBC를 겨냥한 ‘권언유착’ 의혹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며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이런 무분별한 보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의 16일자 <'제보자X-MBC 통화'가 권언유착 단서?…내용 따져보니> 보도 화면 (사진=MBC)

발단은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가 징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제기한 수사 은폐 의혹이다. 이 검사는 윤 총장의 징계 사유 중 하나인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제보자X가 지난 2월 말 이동재 전 채널A기자를 처음 만나기 전부터 이미 MBC 관계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으며 당시 수사팀이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친여권 성향의 제보자X가 MBC와 손을 잡고 이 전 기자를 함정에 빠뜨렸다’는 이른바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줄지어 나왔다. 헤럴드경제의 <[단독] 이정화 검사, “MBC-제보자X 통화기록 은폐” 징계위 증언>(12월 15일)를 시작으로 머니투데이 <이정화 검사, 채널A 사건 ‘권언유착 공작 수사 뭉개기’ 증언>(12월 15일), 동아일보 <“MBC-제보자X 접촉 은폐‘ 이정화 검사 징계위 증언”>(12월 16일) 등이다.

특히 SBS는 16일 <8뉴스>에서 이 검사의 증언을 전하며 “지난 3월 MBC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짜고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는데, 감찰 과정에서 관련 기록을 보니 협박이 있었다는 시점보다 앞선 2월에 MBC 기자와 제보자X가 통화한 기록을 수사팀이 확보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SBS <8뉴스>의 16일 자 <"사조직 두목 · 검찰독재"…"채널A 사건은 권언유착"> 보도 화면 (사진=SBS)

이와 관련해 MBC <뉴스데스크>는 “이 검사가 은폐됐다고 주장한 통화의 MBC 측 관계자는 김 모 PD로 제보자X와 김 PD는 실제 2월 초순 한두 차례 통화했지만 목적은 ’사모펀드‘ 관련 취재였다”며 “제보자X가 '채널A의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MBC에 처음 제보한 건 사모펀드 방송 이후인 3월 7일이었다”고 밝혔다. 당시는 이동재 전 채널A기자가 이철 전 대주주에게 협박성 편지를 4차례 보내고, 제보자X와도 한 차례 만난 뒤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자사 기자가 제보자X와 만나 취재에 들어간 것은 3월 11일부터로, 이를 뒷받침하는 2월과 3월 통화내역을 모두 지난 8월 초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MBC는 앞으로 사실 확인이 부실하거나 반론조차 보장하지 않는 무분별한 보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박건식 MBC 정책협력부장은 17일 자신의 SNS에 김정민 <PD수첩> PD와 검언유착 의혹을 취재한 장인수 기자간의 카톡, 제보자X와 김 PD가 나눈 대화 내용 등을 증거로 올리며 의혹을 반박하고 있다. 박 부장은 SBS의 16일 보도를 지목하며 “SBS는 2월에 통화한 인물이 MBC 기자라고 단정함으로써 중대한 오보를 했다”며 “2월 통화는 김정민 PD가 사모펀드 취재 관련으로 제보자X와 통화한 것으로 SBS는 일부러 ‘기자’로 비틀어 권언유착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적었다.

17일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SBS가 비록 이정화 검사의 발언을 인용한 형식을 취해서 보도했지만 모든 입증책임은 보도기관인 SBS에 있다”며 “SBS가 지금이라도 오보를 시인하고 가장 신속하게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BS가 오보로 인정하고 바로잡지 않는다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포함한 모든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MBC <뉴스데스크>의 16일자 <'제보자X-MBC 통화'가 권언유착 단서?…내용 따져보니> 보도 화면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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