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박영선 의원이 선출됐다. 이제 관심은 박영선 의원과 박원순 변호사의 후보 단일화로 쏠리고 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박영선 후보는 "무소속 후보는 반짝하고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며 박원순 변호사를 향해 날선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경선에서 박 의원은 가장 늦게 출마선언을 했지만,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당내 기반을 보여줘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박원순 돌풍이 거세지만 경선 룰에 있어서 박 의원이 우위를 점한다면, 조직력을 통해 흥미로운 상황을 이끌 수 있단 평가다.

어쩌면 결승보다 흥미로울 본선을 앞두고 두 후보는 나란히 아침 라디오에 출연해 서로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를 보여줬지만 그렇다고 해서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는 팽팽한 긴장감도 연출했다.

▲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에 돌입한 박원순 변호사(좌)와 민주당 박영선 의원(우)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영선 의원은 경선과는 달리 사뭇 발언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박 변호사에 대해 "항상 우리 사회에 뭔가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 그것을 채워주려고 시민사회운동가로서 노력을 많이 했던 아름다운 분"이라고 칭하며, "아직까지 단점을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자세를 낮췄다. 박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 의원에 대해 "의정활동할 때 보면 참 똑똑하시다, 열심히 하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단점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상대에 비해 자신이 비교 우위에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박 의원은 박 변호사가 "현실정치에서 싸우지는 않았다"며 "무상급식의 전쟁현장에 박원순 변호사는 없지 않았느냐"며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MB정권과 끝까지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당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굉장히 힘들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변호사는 "민주당이 그동안 민주주의를 위해서 강고한 투쟁을 해왔다"면서도 자신의 뒤에는 "뭔가 새로운 시정을 바라는 시민들의 소망이 있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느낀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경선 룰은 현재 '여론조사 30%, TV토론 배심원 평가 30%, 현장투표 40%'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조직력에서 우세할 수밖에 없는 박 의원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지만, 박 변호사가 '민주당의 경선 룰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피해갔다. 다만, 박 의원은 "네거티브 전략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 변호사는 경선 룰 수용에 대해 "캠프 내부에서 조차 필패라며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하며 하지만 "국민과 시민들 그리고 함께할 민주당원 여러분이 시대적 요구를 누가 과연 잘 실천할 수 있는가, 또 누가 야권단일후보로서 한나라당에 맞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인가를 잘 판단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주요 공약에 있어서는 두 후보 모두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박 의원은 대표 공약으로 "서울시립대학교 반값 등록금"을 꼽으며, "엄마의 마음을 담은 복지정책"을 강조했다.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대해서는 토건과 전시행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80% 이상 진척된 상황에서 어떻게 재활용하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서울시민과 서울시의회와 상의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박 변호사는 "오세훈 시장이 벌여놓은 전시성 프로젝트가 참 많다"며 "서울시의 균형 재정 이룩"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꼽으며 한강 르네상스 계획의 철회와 폐기까지 언급하며 전문가들과 주민들로 구성되는 사업조정위원회를 만들어서 아주 엄밀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후보 모두 경선에서 패하는 쪽이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아직까지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해야 하고, 그 승리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대위원장 수락 가능성을 말했다. 박 변호사 역시 선대위원장 수행은 "당연한 일"이라며, "경선을 해서 패배한 사람은 그것을 승복하고, 동시에 승리한 사람을 축하하고 그 분을 밀어드리는 게 맞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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