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스피드 특집은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독도 특집이었음을 명확하게 하며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며 마무리되었습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촘촘하게 얽힌 이야기가 마지막에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범인의 실체,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3주에 걸쳐 방송되었던 만큼 회차를 감안한 조절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요. 방송의 특성상 영화처럼 감정을 그대로 이어가며 완결하는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세 번에 걸쳐 나눠져 이런 저런 힌트들을 흩뿌리며 무도 특유의 메시지 찾기가 하나의 재미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좀 더 선명한 주제 전달을 통해 이슈를 지속적으로 끌어가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1964년식 마이크로버스와 1964년 한일수교, 미디어시티 역 4시 14분 행 열차와 1592년 4월 14이 임진왜란, 799-805라는 힌트는 독도 우편번호, 국회도서관의 한일시선집의 힌트 봉투에는 독도 시가 적혀 있었고, 빌딩에서 이어지는 퀴즈를 통해 얻은 'ihb'는 국제수로국 주소. 뒤쫒는 차량은 일본 수입차. 무도인들을 움직였던 범인의 정체는 김장훈. |
무도가 스피드 특집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주제는 독도에 대한 관심을 부추기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독도에 대한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운 것은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현 정권 들어 더욱 심각해진 일본의 도발과 수수방관하듯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대안과 대책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사회에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데 혁혁한 공헌을 해왔던 반크에 대한 지원마저 줄여버리는 정권의 정체성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현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비정치 집단인 반크에 대한 지원을 100% 삭감하며 존재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최근 들어 서울시에서 반크와 함께 '독도 바로 알리기' 활동을 2달간 지원하는 이벤트를 하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정부차원에서 전 세계에 산재한 잘못된 정보들을 수정하는 조직을 만들어도 부족한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일을 하는 이들을 부정하고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는 작태는 무슨 짓일까요? 무도가 스피드 특집을 구성해 늦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주지시킨 이유 역시 이런 의미 아닐까요?
서구 사회는 여전히 한국보다는 일본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케이 팝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이 팝이나 일본 문화에 비해서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척박한 게 사실입니다. 대다수의 외국인들은 여전히 아시아=일본 혹은 중국 정도로만 생각할 뿐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오랜 시간 지속적이며 노골적으로 진행되어 왔고 중국이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으며 이런 노골적인 왜곡은 더욱 집요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독도 도발과 왜곡 교과서 문제와 함께 우리의 역사를 완벽하게 왜곡하고 있는 중국의 만행 역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들입니다.
숨은그림찾기에 등장한 고문서 속에 기재된 장백산(백두산)과 죽도(독도) 등의 지명 왜곡 등은 이제는 당연한 듯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구려의 역사를 왜곡하는 중국과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 주장하는 일본.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마련도 없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한심한 정치인들에게 무도는 강한 메시지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들이 마지막 목적지에서 폭파 직전의 폭탄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보인 모습은 현재의 우리 모습을 비꼬는 듯했습니다. 탁상공론만 있을 뿐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고민이 없는 상황에서 시한폭탄처럼 우리를 옥죄는 왜곡된 역사는 어느 순간 폭발해 폭삭 주저앉은 집처럼 될 수밖에 없음을 강하게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자신들에게 지령을 내렸던 이가 다름 아닌 김장훈이었다는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완성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무한도전 스피드 특집>은 정작 가장 중요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만 하는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에게 "너희들 보고 있나"라며 강하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