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가 먼 길을 돌아 결국 나경원 최고위원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나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을 할 경우 경선 없이 추대하는 형식이 유력해 보인다.

나 최고위원의 출마를 두고 친이계와 친박계는 물론 한나라당과 당 밖의 보수 진영이 서로를 노려봤던 형국이었다. 친이계는 친박계가 나 최고위원을 '비토'한다 하고, 내심 다른 후보를 원했지만 마땅한 카드를 찾지 못한 친박계는 친이계가 '생트집'을 잡는다고 맞섰다. 당 밖의 보수 진영은 '한나라당이 진정한 보수 정당인지 의심된다'며 이석연 변호사를 범보수 후보로 추대할 계획이고, 이 변호사는 한나라당을 '시정잡배만 못하다'고 힐난하고 있다.

▲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
하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선 이석연 변호사로는 박원순 변호사에 맞설 수 없다는 점이 이미 확인되었고, 그나마 여권에서 경쟁력을 갖춘 이는 나경원 최고위원 뿐이라는 점에서 이제 나 최고위원의 출마 발표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에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나경원 최고위원은 보름이 넘도록 출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아직도 "최종 결정을 한 상황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제가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 또 그런 것에 대한 헌신과 희생의 각오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레까지인 후보 등록 전에는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나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로터 "후보로 나서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의원들에게도 많은 요청을 받았다"고 밝히자 사회자인 손석희 교수는 "홍준표 대표냐?"고 물었고 이에 나 최고위원은 "거기까지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지만 재차 손 교수가 "홍준표 대표로 알고 있겠다"고 하자 특별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홍 대표는 "탤런트는 안 된다"는 발언으로 나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출마에 부정적인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지금까지도 나 최고위원이 출마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배경인 당 내외부의 '나경원 비토론'에 대해 나 최고위원은 "서운한 마음이 없었다면 솔직하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라며 "솔직히 서운했다"고 밝혔다.

나 최고위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복지 포퓰리즘에 맞선 성전'이라고 표현했던 것에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주민투표를 당이 전면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맞았다"며 "소신과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당 외부에서 범보수 후보를 자처하며 출마를 준비 중인 이석연 변호사와의 관계에 대해서 나 최고위원은 "시민사회 목소리를 반영해야 될 것은 반영해야 되지만, 정당정치의 근간을 함부로 흔들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이 이석연 변호사를 초대해놓고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버린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당의 입장에서는 한 분이라도 더 좋은 분들을 영입하고자 그런 노력을 했던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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