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대법원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방송, 신문을 통해 사과한 데 이어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에 대해 MBC 구성원들이 MBC의 행보를 강하게 규탄했다.

MBC 편성, 제작 부문 노조원들은 19일 ‘PD수첩 제작진 청부징계 거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대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에도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 편 제작진에 대한 탄압이 MBC 경영진에 의해서 계속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사고(社告)를 만들고, 뉴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해당 당사자들인 PD들, 사건을 수임했던 변호사에게 단 한마디 의견을 묻지 않았다”며 “제작진은 완전히 배제한 채 공정한 판단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그날 뉴스데스크는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해야할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뉴스데스크가 아니었다”며 “대법원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보도의 핵심 쟁점이 왜곡’ 이라는 표현은 바로 김재철 경영진과 청와대의 사사로운 판단일 뿐이었다”고 일갈했다.

MBC는 오늘(19일) 오전 10시,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한 김보슬·송일준·이춘근·조능희 PD와 당시 시사교양국장이었던 정호식 외주제작국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MBC는 당사자들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하면서 ‘회사 명예훼손’을 인사위원회 통보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긴급취재 과정에서 일부 부정확한 보도에 대해서는 이미 정정과 사과를 했다”며 “대법원 판결에서 유일하게 정정보도하라고 한 ‘한국인이 MM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내용의 경우 과학자들 사이에 대법원 판결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도적 왜곡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대법원이 인정했듯이 명백하다”며 “만약 이들이 징계를 받아야 한다면 바로 청와대가 매우 불편했다는 사실 하나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조합을 향해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들은 노조를 향해 “경영진이 지금 PD수첩 제작진을 징계한다는 것은 검찰도 하지 못했던 일을 자신들이 나서서 하겠다는 것”이라며 “언론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제작에 대한 제작자들의 자율성은 땅에 떨어지고 있는 동시에 인사권을 악용한 부당인사와 징계의 칼날이 춤을 추고 있다”며 “MBC를 공영방송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한 강한 단체협약, 더 강한 공정방송 조항이 필요하다는 것을 김재철 체제는 증명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투쟁을 통해 MBC를 권력의 품에서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