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풀이 징계' 논란을 빚었던 방송협회(회장 김인규)가 최근 한 직원에 대한 중징계를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방송협회 이정옥 사무총장이 지난해 8월 2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드라마 어워즈 2010'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KBS 기자 출신인 이정옥 방송협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4월 해외 출장에서 사용한 과도한 출장비가 올해 3월 감사를 받게 되는 등 뒤늦게 논란이 돼자 출장비와 관련해 4월에 총 4명의 협회 직원들을 징계한 바 있다. 출장비를 과다 사용한 장본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외부에 알려지자 불쾌감을 느낀 이 총장이 오히려 직원들에게 '화풀이성 징계'를 단행했다는 지적이다. (▷관련 기사: 방송협회 사무총장, 출장비 과다사용 논란, 방송협회 사무총장, '화풀이 징계' 논란)

또, 방송협회의 실질적 운영을 총괄하는 이정옥 사무총장은 5월에도 협회 직원 4명에게 징계를 내렸다. 방송협회 직원 총 25명 가운데 3분의 1이 징계를 받는, 방송협회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에 따르면, 지난 5월 감봉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던 한 협회 직원이 징계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제소하자 협회 측은 최근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를 취소했다.

언론노조는 "협회 측이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오던 해당 직원의 '대학출강'을 (사무총장 출장비 과다사용 감사 이후) 갑자기 문제삼으며 지난 5월 중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해당 직원은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이다.

하지만 언론노조에 따르면, 협회 측은 해당 직원에게 "기존의 징계 처분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재징계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혀, 감봉 6개월보다 더 높은 수위인 '해고'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언론노조는 16일 방송협회 측에 해당 조합원의 징계와 관련해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언론노조는 김인규 방송협회장, 이정옥 방송협회 사무총장에게 23일 오후 2시 면담을 진행하자고 요청했다.

김세희 언론노조 노무사는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언론노조 조합원이기도 한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문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서 긴급하게 면담 요청을 했다"며 "해당 직원에 대한 부당 징계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데, 이 경우 언론노조 차원에서 공식 대응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법적 대응 및 부당성에 대한 투쟁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방송협회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정옥 사무총장은 최근 협회 직원 중 3분의 1이 징계를 받은 사실에 대해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며 "조직에서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징계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협회 내에서 감사를 받는 등 문제가 됐던 출장비 과다 사용과 관련해 "당시 스위트룸에서 지내지는 않았었다"며 "기자 생활이 몇 년차냐?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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