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의 대표적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대한 제재 움직임을 밟고 있는 것과 관련해, 누리꾼들이 “방송통심심의워원회가 아닌 방송통신트집위원회”라며 무한도전 징계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모호한 심의 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최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어 <무한도전>에 대해 ‘경고’ 조치를 결정했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가 내린 ‘경고’는 법정 제재로 방송 사업자 재허가시 감점을 받을 수 있는 중징계에 속한다. 이후 방통심의위는 심의위원 9명 전원이 참여하는 전체회의를 통해 <무한도전>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 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MBC
방통심의위는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무한도전>에 대한 경고 조치를 결정한 것에 대해 “출연자들이 과도하게 고성을 지르거나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의 내용을 장시간 방송한 것과 관련해 무한도전에 대해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유사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음에도 개선되지 않아 소위원회에서 중징계 의견이 나왔다”고 연합뉴스 쪽에 밝혔다.

구체적으로, 방통심의위는 <무한도전> 내용 가운데 △말 혹은 자막을 통한 ‘대갈리니’ ‘원펀치 파이브 강냉이 거뜬’ 등 표현 △하하가 ‘겁나 좋잖아! 이씨, 왜 뻥쳐, 뻥쟁이들아’라고 하며 고성을 지르는 모습 △정재형이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을 하는 모습과 ‘다이×6’라는 자막 등을 문제 삼았다. 또, 출연자들이 벌칙을 주는 과정에서 맨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철썩 소리가 나게 힘차게 때리는 모습과 ‘착 감기는구나’ ‘쫘악’ 등 자막 등도 문제 삼았다.

누리꾼들 “무한도전은 예능이다” “소리지르면 품위 없는 거냐?”

방통심의위의 <무한도전> 제재 움직임에 대한 시청자 및 누리꾼들의 반발은 거세다. 이들은 방통심의위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품위를 요구하고 있는 방통심의위의 행보를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이들은 또 “차라리 <비타민> <런닝맨> <강심장> <우리결혼했어요> 등 방송3사의 예능 프로그램도 없애달라”며 우회적으로 방통심의위의 행보를 비꼬기도 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무한도전> 징계 움직임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방통심의위 홈페이지 화면 캡처
먼저, 한 누리꾼은 “무한도전은 예능이다. 예능으로서 시청자를 웃기기 위한 자막이나 표현이 저속하다는 것은 그걸 보고 웃는 시청자들 또한 저속하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고로 심의위원회에서는 시청자들(에게) 또한 징계를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주관적일지 모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다른 프로그램보다도 무한도전을 항상 주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마치 ‘하나만 걸려라’는 식의 징계 심의라고까지 느껴진다”며 “자막이나 표현보다 더한 것들, 눈에 대놓고 보이지 않지만 인식으로 스며드는 비도덕적인 것들을 심의하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멤버들이 사용하는 어휘나 행동의 품위여부를 판단하는 건 순전히 취향 문제이지 누가 어떻게 그걸 평가한단 말이냐”며 “국어사전에 있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면 품위가 없는 거냐. 소리 좀 고래고래 지르면 품위 없는 거냐”고 방통심의위를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방통심의위를 향해 “무한도전을 매주 보고 있는데 평범한 시청자들의 상식을 넘는 수준의 욕설이나 폭언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지켜보겠다. 올바른 결정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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