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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인정한 '동성결합법'이란"동성애자도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의료보험 피부양자, 상속 등 가족으로서의 권리, 의무 인정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10.27 15:01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동성애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결합법’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영화 <프란치스코>에서 “동성애자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민결합법(혹은 동성결합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프란치스코 교황 발언에 대해 조형근 소설랩 ‘접경지대’ 소장은 2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카톨릭교회 신자가 12억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그리스도교 최대 종파라는 점에서 현실적 영향력도 매우 크지만 무엇보다 교황이란 지위가 2000년 가까이 보수적 신앙을 상징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조형근 소장은 동성결합법에 대해 사실혼의 범주에 속해 있다고 설명했다. 조 소장은 “동성결합, 시민결합 등 명칭이 다양한데 ‘결혼’이라는 명칭을 제외하면 혼인관계에 준해 모든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라고 했다.

동성결합을 통해 배우자로 인정받으면 의료보험 피부양자, 상속, 입양, 보험금 등 가족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인정받게 된다. 1989년 덴마크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현재 18개국에서 동성결합법을 실시하고 있다.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나라는 29개국이다. 

또한 조 소장은 동성결합법을 “결혼이라는 용어에서 오는 거부감을 낮추는 일종의 타협책”이라고 밝혔다. 여러 나라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기 전에 동성결합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한국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와 관련해 조 소장은 “국제사회와 한국정부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는 실랑이 중 하나”라며 “2013년 이명박 정부 당시 UN 인권이사회가 차별금지법에 성적지향을 포함시켜서 입법 해야한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차별금지법 제정이 유럽연합 가입의 필수 조건이고 미국은 2015년 대법원 판결과 동성결혼을 합법화해 한국 상황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 6월 29일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차별금지법은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안을 법무부에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정부입법 발의를 시작으로 지난 14년간 7번의 차별금지법 추진이 있었지만 모두 폐기됐다. 이 중 2013년 19대 국회 김한길, 최원식 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차별금지법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철회됐다. 20대 국회에서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추진했으나 정족수 10명을 채우지 못해 한 건도 발의되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어 차별금지법이 필요 없다는 여론이 있다. 이에 대해 조 소장은 “국가인권위 법에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고 나와 있지만 인권위법은 시정권고만 할 수 있기에 실질적 조치를 취하려면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소장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하는 이유 중 하나로 청소년 성소수자의 높은 자살률을 꼽았다. 2017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블룸버그 보건 대학원의 라이프만 박사팀이 1999년부터 2015년에 걸친 76만여 명에 대한 조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에서 고교생들의 자살시도가 7% 줄었고 특히 성소수자 고교생의 경우, 14% 줄었다.

조 소장은 끝으로 앤서니 케네디 미 대법관의 발언을 인용했다. 2015년 미국 대법원에서 5대4로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이 나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중도보수성향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결혼이란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 중 하나로부터 배제되고 고독함 속에 버려지길 원하지 않는 이들의 소명을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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