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금융감독원 공시와 ‘SBS 10년 史’ 등을 분석한 결과라며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SBS를 통해 900억 원대의 배당 이익과 수조 원대의 경제적 이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BS 사측은 "유언비어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SBS본부가 전자 공시 자료를 통해 1995년부터 2019년까지 배당 내용을 확인한 결과, 태영건설이 취한 배당 이익은 835억 원에 달했다. 창사 초기 배당성향을 30% 수준으로 가정해 계산할 경우, 총 배당액은 900억 원에 육박한다. 태영건설은 배당으로만 투자 원금의 3배에 달하는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했다. 투자 총액은 380억 원이다. SBS본부는 “이 과정에서 2004년과 2005년 등 일부 시기는 배당성향(배당총액/당기순이익)이 무려 50%를 넘어 투기자본을 무색케 할 정도로 과도한 배당을 통한 현금유출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21일 나온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의 노보에 실린 표. (사진=SBS노보 307호)

SBS본부는 태영건설이 1991년 SBS 상장 전후에 80억 원을 투자한 것 외에 재투자는 하지 않았다며 대신 지주회사체제를 통한 ‘이익터널링’으로 수익을 챙겼다고 했다. SBS본부는 "SBS미디어홀딩스 체제가 들어선 2008년부터 SBS와 미디어홀딩스 자회사였던 SBS콘텐츠허브, SBS미디어넷 등과의 불공정 거래를 통해 적어도 4천억 원대의 방송 수익이 유출됐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판단"이라고 했다.

또한 SBS본부는 “지상파 방송사 지배주주라는 타이틀을 통해 건설 자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는 홍보 효과는 물론이고, 공공재인 지상파 방송을 직접 건설 자본의 이익 창출에 동원한 사례는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밝혔다.

광명동굴과 인제스피디움 관련 SBS 방송 장면 (사진제공=SBS노보)

SBS본부는 “태영건설은 SBS를 건설사업의 윤활유로 오용한 결과 수조 원대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지만, SBS는 사회적 신뢰 저하는 물론, 투자 고갈 속에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 실종된 채 단기 실적에만 급급해 주가로 대표되는 기업 가치가 폭락하고 비용을 쥐어짜야 겨우 이익을 내는 참담한 상황에 직면하고 만다”고 했다. 현재 SBS의 기업가치는 매출액이 1/10에도 못 미치는 KNN에 추월당한 상황이다. 20일 종가 기준 SBS 시가총액은 2,802억 원으로 KNN(2,874억 원) 밑으로 추락했다.

SBS본부는 "지난 2007년 2조 6천억 원대였던 태영건설의 자산규모는 지난 5월 현재 9조 7천억 원대로 폭증했으나 SBS는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2019년 콘텐츠허브가 계열사로 포함되면서 자산이 일부 증가한 사례를 제외하면 SBS 자산규모는 10여 년 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정체된 상태라는 것이다.

태영건설과 SBS의 자상총액 변화 (사진=SBS노보)

SBS본부는 TY홀딩스 전환 과정에서 윤석민 회장의 책임 있는 답변을 들어야겠다며 “대주주인 태영건설 지배 아래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지 아닐지를 책임 회피와 발뻄을 넘어 요구하고 답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SBS 사측은 "유언비어 유포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며 "노조는 노보를 통해 태영건설이 SBS로부터 수조 원대 이익을 뽑아갔다느니, 전국 복수채널 신문점유율을 모두 합한 타사들의 시청점유율을 지역민방을 제외한 SBS만의 시청점유율과 단순 비교한 황당무계한 통계를 사실인 양 왜곡해 유포했다"고 내부 알림글을 통해 밝혔다.

또한 SBS본부장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직원들을 불안하게 하고 제작현장의 사기뿐 아니라 SBS의 브랜드 가치까지 떨어뜨리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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