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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 지난해 네이버·카카오 계정 312만 건 압수수색2020 인터넷투명성 보고서 "국민 11.6% 신원정보 확인당해"…방통심의위 시정요구 지난해 206,759건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9.25 14:21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지난해 국가기관이 312만 건의 네이버·카카오 계정을 압수수색했으며, 국가정보원 등은 6천 건의 통신 감청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상담소 인터넷투명성보고서연구팀은 25일 ‘한국 인터넷 투명성 보고서 2020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용자의 통신내용을 확인하는 통신제한조치(감청) 영장 발부는 203건, 감청 계정 수는 6,842개로 나타났다. 감청의 99.7%는 국가정보원이 실시했다.

(사진=연합뉴스)

감청 영장 발부는 전년도 대비 22.2% 감소했지만, 감청 계정 수는 1.2% 증가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 수사기관은 감청할 때 통신기기 각각에 영장을 발부한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영장 한 건에 다수의 계정 감청신청을 한다. 당국이 법원에 감청 사유를 제대로 밝히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해 602만 개의 계정 신원정보를 확인했다. 2018년보다 1.8% 감소했지만, 전체 인구 11.6%에 해당하는 막대한 수치다. 수사기관은 법원의 허가 없이 가입자의 신원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오경미 연구원은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아 가입자 신원정보 확인이 대량으로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에 대한 계정 압수수색(통신내용·기록·신원정보 확인)은 2018년 829만 건에서 312만 건으로 대폭 하락했다. 하지만 네이버·카카오 계정 압수수색은 현 정부 들어 대폭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2016년 압수수색은 연평균 70만 건이었지만, 2017년~2019년 압수수색은 연평균 740만 건이다. 박경신 교수는 “2017년에는 대선 관련 수사 때문에 압수수색이 늘었다”면서 “2018년 이후로는 압수수색 건수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유지되는 추세다.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네이버, 카카오 압수수색 건수 (사진=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상담소)

통신사실확인(송수신 번호·시간·위치 등 통신 내역)은 2018년 55만 5천 건에서 지난해 51만 1천 건으로 7.7% 감소했다. 오경미 연구원은 “통신사실확인자료는 2016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2018년 6월 헌법재판소가 기지국 수사와 실시간 위치추적 수사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박경신 교수는 "올해 코로나19 기지국 수사로 인해 통신사실확인 건수가 대폭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터넷 정보를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지난해 206,759건의 정보를 시정요구했다. 한 달 평균 1만 7천 건이다. 투명성 보고서는 ▲방통심의위의 방대한 인터넷 정보 심의 ▲행정편의주의적 심의 ▲심의자료 비공개 ▲선택적 의견진술 기회 부여 등을 문제로 꼽았다. 오경미 연구원은 “방통심의위의 시정요구는 사실상 강제력을 가진 처분”이라면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차단한다는 점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선정성 정보·유해 정보를 전면 차단하고 있다. 박경신 교수는 “선정성·유해 정보는 전체 차단을 해야 하는지, 청소년의 접근만을 차단해야 하는지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방통심의위는 엄격한 심의 없이 전면적으로 시정요구를 결정하고 있다. 행정 편의적으로 정보를 차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미디어스)

방통심의위 통신소위가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오경미 연구원은 “심의위원들이 객관적으로 심의에 임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안건 자료를 확인해야 하지만, 방통심의위는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회의내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무편집 녹화물·녹음물 역시 비공개다. 또한 통신소위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로 위원의 심의자료 유출 논란도 투명성 보고서에 담겼다. 이상로 위원은 지난해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극우인사 지만원 씨에게 5·18 관련 심의정보를 3차례 제공했다. 오경미 연구원은 “방통심의위가 위원 자격과 신뢰를 상실한 자를 재발탁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투명성 보고서는 방통심의위 개선 방향으로 ▲예산 독립을 통한 독립성·자율성 강화 ▲시민사회 단체에 위원 추천 권한 부여 ▲성비 불균형 해소 ▲방통심의위 견제 제도 마련 등을 제안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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