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코로나19, 연이은 태풍의 출현으로 재난방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다. 전문가들은 KBS1TV를 전면적인 재난방송 채널로 정하자고 제언했다.

KBS는 1일 9월 첫째 주를 ‘시청자주간’으로 제정하며 이를 기념하는 ‘시청자포럼’을 열었다. ‘재난방송의 중요성과 KBS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시적인 재난방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일 'KBS시청자포럼' 첫번째 세션에서 발언 중인 김태일 교수, 홍경수 교수, 임장원 시사제작본부장 (사진=KBS)

김 교수는 KBS가 지난해 고성 산불 늦장 대응 이후 재난방송 편성을 늘리는 등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난보도가 보도재난’이 되지 않기 위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재난 보도에 있어서만큼은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피해자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 상황을 중계하듯 보도하는 선정적인 보도, 인구의 절반이 지역에 살고 있지만 수도권 중심에 머무는 보도 등은 피해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재난상황에서의 약자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재난상황이 끝난 뒤 ‘회복단계’를 잊지 말고 보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BS PD 출신의 홍경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재난방송에 지역이나 계층적 쏠림이 없어야 한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KBS의 최근 재난보도를 짚었다. 홍 교수는 “작년 강원도 산불 이후 보도량이 늘어난 건 반가운 일이지만 보도량 증가가 시청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강박적인 시간 늘리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난방송 편성 시간을 늘렸지만 실효성 있는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KBS 1TV를 재난방송 중심 채널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상화된 재난에 대해 KBS가 주된 플랫폼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태일 교수는 “KBS 1TV를 전면적인 재난방송으로 하자는 제안에 찬성한다”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안전과 생명인 만큼 재난 문제를 대응 수준에서 가치 수준으로 끌어올려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난방송을 진행중인 KBS (사진제공=KBS)

이러한 지적에 대해 임장원 KBS보도본부 시사제작본부장은 “2년 전 KBS 구성원들에게 공적 책무 중 최상위에 둬야 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면 ‘재난방송’이라고 답하기 어려웠을 테지만 지금은 1순위”라며 “KBS 구성원들의 재난 감수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보직 간부들은 KBS 재난방송 메뉴얼을 들고 다니며 어떻게 보도할지 헷갈릴 때면 재난보도준칙을 살펴본다고 전했다.

또한 임 본부장은 "보도가 중계 성격이 크다면 방송은 피해 상황 중계보다는 예방과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어떻게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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