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송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CBS서울본사, SBS 상암 프리즘타워는 일시적으로 사옥이 폐쇄됐으며, 제작진이나 배우 등이 감염돼 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SBS 프리즘타워 사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건물을 비우고 입구 봉쇄에 들어갔다. 프리즘타워 내 어린이집 교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SBS는 즉각 사옥 전체를 셧다운시키고, 23일까지 봉쇄하기로 했다. 어린이집은 2주간 폐쇄되며 관계자 및 등원 원아, 가족 등은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해당 건물에 SBS가 보유한 6개 케이블 채널과 온라인 관련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프로야구, 프로배구 생중계를 제외한 SBS미디어넷 운영 채널은 비상 편성을 실시하기로 했다. SBS 프로그램 제작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제작이 잠시 중단됐던 프로그램들.

18일 오후부터 이틀간 셧다운됐던 CBS는 20일 정오부터 정상방송을 진행 중이다. 17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기자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CBS는 출연진 포함 직·간접 접촉자 32명에게 검사를 실시했다. 19일 사옥을 폐쇄했으며, 음악방송으로 대체됐다. 검사 결과 제작진 전원 ‘음성’판정을 받아 20일 정오부터 정상방송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제작진 중 확진자가 나와 녹화가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19일 KBS2TV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에 출연중인 배우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촬영이 전면 중단됐다. 검사 결과 20일 접촉자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아 예정대로 25일 마지막 방송을 선보인다. 일부 스태프가 겹치는 KBS2TV<도도솔솔라라솔>은 비슷한 조치에 들어갔으며 예정됐던 26일 첫 방 날짜 조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TBC 예능프로그램 <장르만 코미디>에 출연 중인 배우는 KBS 드라마 촬영 배우와 접촉한 적이 있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해당 프로그램은 촬영을 전면 중단했으며 건물을 방역했다.

EBS는 지난 17일 <K-POP 한국어-안녕하세요 커레야> 출연자 한 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PD 1명, 출연자 2명이 추가 확진됐다. EBS는 20일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방역 조치와 보건소 역학 조사를 완료했다”며 “음성 판정을 받은 제작진들은 자가격리 중이며 해당 프로그램은 마지막 회 녹화를 마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자들 역시 코로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1일 KBS 기자가 전광훈 목사 재판을 취재한 후 같은 엘리베이터에 탄 사실이 확인돼 검사를 받았고, 해당 기자가 이용한 대검찰청과 대법원 기자실이 하루 동안 폐쇄되기도 했다. 해당 기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시계방향으로) KBS, MBC, SBS, JTBC, EBS, CBS 사옥

방송사들은 지난 16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내부 공지를 띄워 필수 제작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KBS는 16일부터 전 부서 재택근무를 했고, 불가피한 필수 대면 회의 외에 모든 회의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정했다. 스튜디오 직접 출연은 자제하고 화상 연결을 권장하는 방식이다. 불가피하게 출연 시 앵커와 2m 이상 거리 띄우기 조치를, 취재기자들은 외근 뒤 회사 복귀 없이 현장 퇴근으로 정했다.

일례로 19일 KBS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에서는 고정 출연자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성동 무소속 의원의 스튜디오 출연을 취소하고 휴대전화 앱 ‘스타이프’로 연결해 30분간 3원 대담을 나눴다.

KBS는 “화질이 약간 떨어졌을 뿐 음질 문제나 화면 끊김이 전혀 없이 30분간 방송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송 제작 방식의 변화에 큰 시사점을 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BS는 이어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짐에 따라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예방적 역할을 위해 이런 비대면 제작 방식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3원 화상중계로 진행된 KBS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 (사진제공=KBS)

EBS는 재택근무 비율을 20% 이내에서 50% 이내로 상향 조치했다. 외부 편집실 사용시 비대면 작업을 권유하고 있다. 특히 유아어린이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보호 출연자’로 분류해 집중 관리 중이다. 제작 스튜디오 전 공간 및 직원 공용 공간 등은 수시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옥 전체 방역은 주 2회하고 있다.

SBS는 지난 19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28일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각 부서장 재량에 따라 방송운영과 제작에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미 예정된 녹화는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한 공간에 50인이 머무르지 않도록 인원을 배분해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MBC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기본을 두고 취재활동, 제작활동이 이뤄지도록 공지했다. 지난 18일부터 각 부서장 판단에 따라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실내 예능·드라마 제작 시에는 50인 이하로 스태프를 줄이고, 야외 촬영시 대규모 인원이 투입되는 촬영은 배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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