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뒤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욕설을 한 것에 대해 한국기자협회가 이 대표의 직접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는 13일 ‘이해찬 대표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내고 “이해찬 대표는 집권당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기자의 질문에 사적 감정을 개입시켜 과격한 언행으로 대응하는 것은 분명 적절치 못한 처사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인에 대한 언행은 국민의 관심사이고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와 사회 정의를 위해 취재하고 보도한다”며 “이번 취재 장소가 질문 내용에는 다소 부적절한 곳일 수도 있지만 기자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서까지 질문하는 이유는 진영이나 이념의 논리가 아닌 진실을 보도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서 조문하고 나오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기자협회는 “이해찬 대표 또한 공인으로서 고인에 대한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사실 그대로 밝히면 될 일이었다”며 “그럼에도 저속한 비속어를 사용하면서 취재기자에게 모욕을 준 것은 기자들에 대한 명예"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자협회는 “당 대표 잘못에 수석대변인이 사과한 것은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며 “우리는 이해찬 대표의 진심어린 사과와 결자해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마주쳤다. 뉴시스 기자가 이 대표에게 “고인에 대한 의혹과 관련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기자를 쏘아본 뒤 “예의 없다”, “후레자식”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같은 날 강 수석대변인은 뉴시스 측에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대표로부터 욕설을 들은 뉴시스 기자는 13일 ‘기자수첩’에서 “민주당 소속 서울시장의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극단적 선택을 놓고 그에 관한 애도와 추모와는 별개로, 제기된 의혹에 관한 진상조사 등 당 차원의 조치 여부를 시민들을 대변해 묻고 싶었을 뿐”이라고 질문 취지를 밝혔다.

또한 “안희정 충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등 당 소속 인사들이 우리 사회에 잇따라 큰 충격과 파문을 일으킨 상황이기에 당 대표에게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건 언론으로서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했다.

기자는 “고인에 대한 의혹이 확인도 되지 않은 채 일파만파 퍼지는 상황에서 만약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 경위를 당 차원에서 책임 있게 규명하는 것이 오히려 고인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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