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EBS 다큐프라임 ‘야수와 방주’ 촬영차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갔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김광일 PD 3주기 추모행사가 11일 부평 문화사랑방에서 열렸다.

이번 3주기 추모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추모행사에 백순진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이사장, 정세훈 인천민족예술인총연합회 이사장, 김광일 PD 부모님, 친구, 배우자 오영미 방송작가 등이 참석했다.

고 김광일 PD 추모행사에 참여한 오영미 방송작가 (사진=오영미 작가 제공)

백순진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아름다운 세상이 되려면 공평해야 한다”면서 “공평한 환경이 이뤄진다면,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이 세상 모든 분야가 공평해진다면, 김광일 PD는 미소 지으며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훈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비정규직으로 추락하고 있다”면서 “이런 힘든 삶을 김광일 PD의 추모를 하면서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미 작가는 “불공정으로 갑을 관계에 놓인 독립 PD, 작가, 문화예술 프리랜서는 화려한 겉 포장지에 싸여 힘든 내색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면서 “이들은 모두 제2의 김광일, 제3의 김광일 PD가 될 수 있다. 다시는 김광일 PD가 나오지 않도록, 불공정 관행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모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가수 하림은 "김광일 PD의 죽음과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세상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미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리는 "앞으로는 독립PD나 대한민국 영화인에게 이런 가슴 아픈 사연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영미 독립PD는 "지켜주지 못한 후배가 간 지 3년이 됐다"면서 "또 다른 김광일 PD가 나오지 않게, 앞으로도 많은 김광일 PD를 지켜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 김광일 PD

김유열 EBS 부사장은 유튜브를 통해 “김 PD가 평안·평화가 넘치는 천국에 있을 거예요. 힘들지 않은 그곳에요.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EBS는 이번 추모행사에 앞서 오영미 작가 측에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박환성·김광일 PD는 2017년 7월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들은 부족한 제작비 때문에 운전기사 없이 스스로 운전을 했다. 사고 이후 EBS가 제작비를 삭감하고, 박환성 PD에게 정부 제작지원금 40%를 간접비로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가족은 매년 7월 둘째 주 주말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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