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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vsKT 10-0 강우 콜드승, 이적생 류지혁 환상수비로 기대치 높였다[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장영 기자 | 승인 2020.06.11 12:02

[미디어스=장영 기자] 너무 일방적인 경기라 큰 재미가 느껴지진 않았다. 게다가 비가 내리며 5회 경기 중단으로 승패가 갈려 더욱 야구의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KT 선발인 김민은 1회 사사구를 남발, 두산전에 이어 다시 한번 8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지난 시즌 150이닝을 넘게 던진 선발 투수라는 점에서 KT로서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어깨 통증을 이야기하며 자진 교체까지 한 상황에서 KT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 원정경기에서 스윕을 당한 기아는 KT 원정에서는 2연승을 이어가게 되었다. 현재 상황이라면 스윕도 가능해 보인다. 경기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스윕과 역스윕이 오가는 것은 반가운 징조가 될 수 없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그 간극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니 말이다. 더욱 특정팀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강팀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양현종이라는 특급 투수가 나선 9일 경기에서 기아는 마운드의 힘으로 승리했다.

타선 지원이 아쉬웠던 브룩스 경기에서 의도하지 않은 상대 선발의 붕괴로 인해 경기는 쉽게 진행되었다. 1회 경기에서 이미 승패는 갈렸다. 김호령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김민은 이어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역투하는 브룩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민상이 2루 직선타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한승택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었다. 두산에서 트레이드 된 후 첫 선발 출장한 류지혁의 잘 맞은 타구는 KT 2루수 박경수의 호수비에 막혔지만, 송구 실책으로 추가 실점을 했다.

1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6득점을 한 기아는 편안하게 경기를 이끌 수 있었다. KT로서는 안타를 맞아 대량 실점을 하면 그나마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사구 남발로 인해 대량 실점을 하면 전의가 상실될 수밖에 없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민은 첫 타자인 터커에게 안타를 내줬다. 3루수가 잘 막기는 했지만 아웃으로 잡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다시 원아웃 상황에서 나지완에게 또다시 볼넷을 내준 후 교체되었다. 선발 투수가 2회도 막지 못하고 교체되는 상황은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다.

급하게 교체되어 올라온 이강준의 초구를 유민상이 노려 쳐 3점 홈런을 만들어 경기를 9-0까지 몰아갔다. 유민상의 올 시즌 두 번째 홈런이다. 홈런이 극히 적은 유민상이 안타를 양산하는 것도 놀라운데 장타도 쳐내고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리라는 전설과 같은 명언이 이번에도 통한 셈이다. 초반에 이 정도 점수 차가 나면 양 팀 모두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경기 자체의 재미는 찾기 어려웠다. 더욱 비까지 세차게 내리며 어수선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브룩스가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 투구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다가왔다. 초반 점수 차가 크면 큰 점수를 얻은 투수마저 흔들리는 경우들이 있다. 그렇게 점수차가 좁혀지며 타격전 양산으로 치닫는 경기들을 자주 봐왔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서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류지혁 [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룩스는 달랐다. 1회부터 큰 점수 차가 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승부를 하는 그의 모습은 진짜 프로였다. 이런 브룩스가 물개 박수를 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비까지 내려 경기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적생은 기아 팬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2회 로하수의 타구는 누가 봐도 2루타성 안타였다. 강력한 타구는 3루를 향했고, 베이스에 붙지 않은 수비를 하고 있는 류지혁으로서는 잡기 어려워 보였다. 일단 타구가 워낙 빨라 반응 자체가 어려운 상황, 이 타구를 잡는 것이 쉬울 수는 없었다.

이범호 이후 붙박이 3루수를 찾지 못한 기아는 두산에 홍건희를 내주는 조건으로 유틸리티맨인 류지혁을 데려왔다. 많은 팀들이 탐냈던 선수라고 했지만, 과연 그가 다른 팀에서도 제대로 능력을 보여줄지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로하스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류지혁은 부드러운 송구로 1루에서 잡으며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수비는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타구 반응 속도와 슬라이딩 이후 일어나 1루에 송구하는 그 모든 과정이 완벽했으니 말이다.

이 정도 수비를 꾸준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기아의 3루수는 류지혁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쟁자 둘이 모두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타격에서도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타구는 좋았다. 충분히 안타를 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되는 선수였다.

브룩스는 5이닝 동안 59개의 공으로 3 피안타, 무사사구, 3 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 2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평균자책점은 2.76까지 낮추며 점점 자신의 페이스를 찾고 있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었다. 다른 이유이기는 하지만 양현종과 브룩스가 모두 5이닝만 던지고 승리투수가 된 것도 재미있게 다가온다.

강우 콜드게임으로 불펜 투수들을 보호할 수 있었다는 점도 기아로서는 반가울 법하다. 양현종의 투구수가 많아져 볼펜 투수들이 많이 등판했었는데, 우천으로 인해 보호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기아에게는 행복한 우중 경기였고, KT로서는 지워버리고 싶은 비 오는 날이었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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