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코로나19로 언론사 경영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언론사의 주 수입원이었던 기업 광고는 하락세다. 이런 현상을 두고 "광고가 경영 위기의 해결책은 아니다"라는 제언이 나왔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언론사의 위기 해결책으로 ‘광고’가 아닌 ‘신뢰’를 제안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6일 <2020 해외미디어동향 – 펜더믹, 미디어의 본질을 묻고 근간을 흔들다>(작성자 손재권 더밀크 대표)를 발간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미디어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다. 손 대표는 코로나19가 ‘미디어 불신’ 흐름에 반전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손 대표는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전문 온라인매체 ‘더밀크’를 창업했다.

(사진=연합뉴스)

손재권 대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미국 언론 신뢰도가 높아졌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발표한 <코로나19 뉴스에 몰입한 미국인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0%는 미국 언론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언론이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특히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브랜드 뉴스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상승했다.

뉴욕타임스는 2020년 1분기 58만 7000명의 신규 디지털 구독자를 확보했다. 직전 분기(34만 2000명 증가)와 비교해 71% 증가한 것이다. 손 대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뉴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것이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웹인덱스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뉴스 채널’(60%), ‘뉴스 웹사이트’(55%)를 통해 코로나19 정보를 확인했다. 정부 업데이트(50%), 소셜미디어(47%) 비중보다 높은 수치다.

미국 방송 뉴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청률이 급증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된 3월 둘째 주 미국 NBC 나이틀리 뉴스는 1200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최고 시청률이다. 미국 CBS 이브닝뉴스 시청률 역시 21%p 상승했다.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뿐 아니라 독일·스페인·영국·아르헨티나에서도 뉴스 이용률이 증가했다.

손 대표는 “이 같은 현상은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 중심을 ‘광고’에서 ‘구독’으로 바꾸는 결정적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코로나19로 광고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뉴욕타임스의 경우 구독 매출은 지난해보다 5.4%p 증가한 2억 854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광고 매출을 포함한 총 분기 매출은 4억 4360만 달러로 1% 올랐다. 구독 매출에 비해 전체 매출 증가 비율이 낮은 이유는 광고 매출의 급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광고에 의존이 심했던 미디어는 광고 감소로 인한 충격을 피할 수 없다”면서 “디지털 구독 전환이 느렸던 LA타임스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일부 관리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발렌스 미디어도 10명의 시니어 기자를 해고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광고 기반 미디어 바이스도 무급휴직과 임원들의 임금 삭감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은 미디어 시장에서 ‘광고’를 무너뜨렸다”면서 “대중의 관심을 중요하게 여기던 광고가 미디어의 가장 약한 고리였다. 반면 저널리즘 기반의 브랜드 미디어가 부활할 근거가 마련됐으며, 디지털 미디어의 비즈니스 모델이 ‘구독’으로 급격히 쏠렸다”고 평가했다.

손 대표는 미디어에 ‘신뢰’를 주문했다. 그는 “코로나19는 미디어의 근본이 무엇인지 다시 물었으며, 그것은 ‘신뢰’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면서 “미디어의 위기는 비즈니스 모델보다 ‘신뢰’의 위기였으며 코로나19에 재빠르게 대처한 미디어들이 ‘신뢰’를 다시 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코로나19 이후엔 독자의 ‘신뢰’를 중심으로 미디어의 운명이 나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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