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입구, 6월의 마지막 주말. 많은 과거의 팬 그리고 현재의 농구팬들은 정규시즌보다 더 뜨겁고 재미있던 농구를 만났습니다. 'Again 1995! 농구 고연전(연고전)'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중과 팬들이 체육관으로, 또 TV앞으로 모였습니다.
우리 농구의 황금기를 추억하는 이 대회, 과거의 스타들이 거의 대부분 모교를 위해 찾았고 뜨거운 관심 속에 대회는 열렸습니다. 애초부터 한 케이블 채널이 기획한 이 대회, 중계방송은 물론 대회전부터 관련 프로그램들이 쭉, 함께 했죠.
본 대회 중계방송을 지켜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들은 아마 많은 농구팬들도 공감하실 만한 것들입니다. -문제라면 지금 중계와 관심이 부족한 우리 프로농구가 그 답을 과연 알고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죠.-
프로농구의 부활에 "방송"과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며, 그런 요인들을 활용해 숨어든 팬들을 다시 모아야 한다는 기본입니다. 누구나 다 알법한 이야기인데, 모르겠습니다. 농구의 중추적 역할을 하시는 어르신들은 그걸 모르실지도.
기본적인 그런 과정들이 잘 이뤄지지 못해온 것이 지금 우리 농구계의 현실이고, 그렇기에 다가올 가을도 답답합니다. 이번 대회의 열기나 뜨거움이 프로농구로 이어질 수 있다면 조금은 다행이겠습니다만, 그런 노력도 그다지 보이지 않네요.
이번 대회는 기획부터가 "방송"에 의한 것, 그래서인지 우리 농구에서는 보기 힘들만큼 방송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방송의 숫자와 채널의 확보. KBL이 구체적으로 몰락한 건 이런 부분을 놓쳤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농구의 다른 한편에서는 역사와 가치, 과거의 영광을 찾는 힘을 보여줬다면, 우리 농구의 중심에서는 지금 그 역사와 연고지역에 대한 가치를 한방에 무너뜨리는 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6월의 마지막 주말에 펼쳐진 농구의 화려함, 그 다음날인 월요일엔 프로농구 역사상 가장 어이없는 연고 이전을 논의하는데요.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한, 오늘과 같은 열기를 프로농구에선 절대 찾을 수 없을 듯합니다.
가능성과 미래, 지금 현실이 지닌 문제의 모든 답을 보고도 지나치는 답답한 우리 프로농구의 현실. 여름의 길목에서 답을 봤지만, 아마 우리 KBL과 프로농구는 그 답을 또다시 지나치지 않을까 걱정스럽고 답답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