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격타를 맞은 항공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 중 이스타 항공이 수습 부기장 80여 명을 계약 해지했다는 소식을 알린 '뉴스1' 보도가 ‘역대연봉’에 초점을 맞춰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이스타항공은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 명에게 4월 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통상적으로 수습 부기장은 큰 결격사유가 없으면 수습기간 비행 훈련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만, 이번에는 회사의 경영 사정 악화로 계약이 해지됐다. 이스타항공은 한 달간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 데 이어 3월에는 아예 급여 지급을 못 했다.

대부분 언론은 코로나19로 인해 부기장이 계약해지됐다는 소식을 전하는데 집중했다. MBC <부기장 80명 ‘계약해지’…항공업계 칼바람>, KBS <수습 부기장에 청소원까지…항공업계 감원 ‘칼바람’>,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수습 부기장 80여명 계약해지...칼바람 부나>, 경향신문 <이스타항공, 수습 부기장 80여명 계약 해지...셧다운 이어 특단 조치>등이다.

뉴스1 <억대연봉 꿈 무너진 이스타항공 수습부기장들...계약해지 통보에 반발> 기사

하지만 1일 뉴스1은 <억대연봉 꿈 무너진 이스타항공 수습부기장들...계약해지 통보에 반발>이란 제목의 보도를 냈다. 해당 기사에는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수습 부기장들이 부당함을 호소하는 입장이 실렸다. 뉴스1과 인터뷰한 부기장들은 “우리가 회사에서 가장 취약계층인데 회사와 협상 과정 하나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당하게 됐다”, “고용안내서를 믿지 않는다, 수습부기장들을 제일 먼저 처낸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뉴스1은 계약직을 자른 이스타항공의 결정을 비판하는걸 넘어 부기장이 “억대연봉을 보장받을 기회를 놓쳤다”는 점을 언급했다. 뉴스1은 “정규 항공기 조종사가 되면 능력에 따라 억대 연봉이 보장되고 이직 기회가 많다. 이날 부기장들도 정식 부기장이 됐을시 수당을 합치면 월 실수령액이 700만원은 넘는다고 말했다"며 "억대 연봉 자격을 얻기 위해 개인적으로도 1억원 이상 투자하며 오랜 기간 달려왔는데 한순간에 그 꿈이 무너진 셈”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 아래에는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네티즌들은 “저분들은 전문직이라 일반 서민들이 걱정할 수 없다”, “수습 부기장이면 외국 항공학교 출신이 많을텐데 그들은 이미 금수저”, “억대 연봉이면 미래가 있네 꼴랑 몇 천 받고 회사 다니는 사람이 수두룩”이라고 했다.

기사 제목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댓글도 있다. 네티즌들은 “제목에 억대 연봉은 왜 붙이냐, 그분들 마음을 눈꼽 만큼이라도 이해는 하냐”, ”얼마를 버느냐가 핵심이 아니라 고용주와 근로자의 근로계약에 대한 문제가 핵심인데 많이 번다는 식으로 엉뚱한데 포커스를 맞추는 제목이라니, 이게 귀족 노조 프레임이랑 뭐가 다르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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