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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슈돌'-TV조선 '미스터트롯', "아동·청소년 인권 침해"시민사회 "심야 생방송 출연-인위적 연출, 아동·청소년 인권 무지 드러내"…가이드라인 실천 촉구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3.26 21:0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아동·청소년 방송출연자들의 노동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시민사회에서 나왔다. KBS 2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과 같은 프로그램이 심야 생방송 출연과 인위적 연출로 아동·청소년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시민사회 연대체 '팝업(Pop-Up)'은 26일 성명을 내어 "한국의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오랜 시간 동안 방송 스태프의 노동 인권을 착취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며 "소위 '아역 배우'라는 호칭으로 친숙한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들도 예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방송에 출연하는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들은 제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제 시간 안에 방송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또는 프로그램의 인기를 끌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명목으로 일상적인 인권 침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2007년생 정동원군 방송화면 캡처

'팝업'은 TV조선 '미스터트롯'과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TV조선 '미스터트롯'의 경우 13세 참가자를 12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 30분까지 이어진 결승전 생방송에 계속 출연하게 해 논란이 일었다. 제작진의 해명은 참가자와 친권자의 동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스터트롯' 제작진의 해명이 오히려 아동·청소년 인권 보호와 현행법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15세 미만의 청소년은 오후 10시 이후로는 대중문화예술(연기, 노래 등)용역을 할 수 없다. 친권자의 동의를 받더라도 자정 이후로는 출연할 수 없다. 

'팝업'은 "새벽에 청소년 참가자의 출연을 강행한 선택은 아동·청소년 인권을 존중하는 대신 시청자와 광고를 최대한으로 끌어모을 수 있는 심야 시간대의 수익을 더욱 중시한 결정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KBS 2TV의 대표적인 장수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난 15일 방송분에서 아동의 아버지가 권투를 하다 쓰러져 깨어나지 못하는 장면을 인위적으로 연출했는데 '팝업'은 "자칫하면 아동에게 큰 트라우마를 줄 수 있는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팝업'은 "'슈돌'은 오랜 시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나, 동시에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권 침해 지적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프로그램이었다.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개선을 약속했지만, 이번 사건은 여전히 국민이 내는 수신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KBS 제작진이 만든 프로그램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화면 캡처

'팝업'은 "2019년 엠넷의 '아이돌학교'나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비롯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벌어진 전방위적인 아동·청소년 인권 침해를 비롯해 2020년 봄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스스로 노동 인권침해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방송사와 국회, 관련 정부부처에 제도 개선과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방송사가 아동·청소년 출연자들의 인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실천해야 하며,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처벌 조항과 인권침해 기준을 마련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부처가 방송사와 제작사를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아동 보호를 위한 방송사별 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3사의 아동 출연자 보호 가이드라인은 TV조선에 비해 미흡했다. 아동 출연자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성보호 등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없었기 때문이다. TV조선의 경우 미성년자 출연자와 관련해 근로시간과 성보호 규정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에 적시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이들 방송사에서 발생하는 사례들에 비춰보면 가이드라인 실효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한편, 해외 일부 국가의 경우 아동 TV 출연자 노동시간 보호에 대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기구인 오프콤은 ▲18세 미만인 자가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경우, 그들의 신체적・정서적 안녕과 존엄성에 대한 적절한 보호를 취해야 한다 ▲18세 미만인 자가 프로그램의 출연이나 그 프로그램의 방송으로 인해 불필요한 정신적 고통이나 불안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의 규정을 만들었다.

호주 공영방송사 ABC는 아동 출연자의 존엄성과 신체적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프로그램 제작강령을 제정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어린이 연기자 보호법>을 입안했고, 각 주별로 어린이・청소년 출연자의 노동 시간을 제한하는 등 별도의 규제가 시행 중이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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