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예고했다. 조선일보는 22일 ‘권순정 전 리얼미터 조사분석본부장이 ‘조국백서’ 집필진에 이름을 올렸다가 최근 이름이 삭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리얼미터는 “권순정 전 본부장은 조국백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았고, 리얼미터를 이미 퇴사한 직원임에도 ‘리얼미터 본부장 조국백서 집필 참여’로 보도해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면서 민·형사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조선일보는 1면 <여론조사하는 리얼미터 본부장이 조국백서 집필 참여> 보도에서 “친문 인사들이 모여 만드는 ‘조국 백서’에 권순정 전 리얼미터 조사분석본부장이 집필진으로 이름을 올렸다가 최근 삭제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고 썼다. 권순정 전 본부장의 이름은 조국백서 제작진 측 실수로 올라간 것이었다. 조선일보는 이 사실을 알고도 기사에서 “여권의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로 비판받아 온 리얼미터가 총선을 앞두고 ‘중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정치권 발언을 기사에 인용했다.

(사진=미디어스)

리얼미터는 조선일보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예고했다. 리얼미터는 “기사를 쓴 표태준 기자에 민·형사 소송을 예정하고 있다”면서 “해당 보도의 제목을 보면 마치 ‘리얼미터 본부장이 조국백서 집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권순정 전 본부장은 조국백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았고, 담당 기자에게 참여하지 않은 사실을 분명히 고지하였다”고 밝혔다.

리얼미터는 “(권순정 전 본부장은) 리얼미터를 이미 퇴사한 직원임에도 제목에는 ‘리얼미터 본부장 조국백서 집필 참여’로 보도하여 리얼미터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면서 “해당 기자는 (권순정 전 본부장이 백서 제작에)참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은 본문에서 밝히고 있다고 변명했지만, 제목만 보면 누가 봐도 리얼미터 현직 본부장이 조국 백서를 집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강조했다.

권순정 전 본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조국백서 제안이 왔으나 거절했다. 백서팀의 착오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갔고, 그걸 보고 다시 이름을 빼달라고 했다. 조선일보 기사는 악의적 기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리얼미터는 지난해 12월 조선일보와의 소송에서 한차례 승소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조선일보는 <민주·한국당 지지율 차 1주 새 7배로…야 "여 대표 '이상한 조사' 한 마디에 고무줄?> 보도에서 리얼미터 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의 말을 인용해 리얼미터를 비판했는데, 배종찬 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리얼미터는 해당 보도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조선일보에 5천만 원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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