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CJB청주방송이 고 이재학 PD 사망사건과 관련해 2차 입장문을 냈다. 청주방송은 “잘못된 점은 고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진상 규명을 위해 유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 “국장들은 모두 보직을 내려놓고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 등의 대안을 내놨다. 하지만 고 이재학 PD의 동생 이대로 씨는 “청주방송은 유족에게는 진정성 있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으면서,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 이재학 PD는 2018년 4월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CJB 청주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재학 PD의 한 달 급여는 120만 원~160만 원 수준이었다. 이 PD는 2018년 9월 CJB를 상대로 청주지방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지난달 22일 패소했다. 이 PD는 4일 저녁 8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CJB 청주방송 CI

이재학PD 사망 3일 후 청주방송은 입장문을 냈다. 청주방송은 “고 이재학 피디에게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도 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유족과 진지한 대화나 협의 없는 어정쩡한 입장문”이라고 비판했다.

청주방송은 17일 재입장문을 발송했다. 청주방송은 ▲진상 규명을 위해 유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 국장 모두 보직해임 ▲프리랜서 근무 환경 개선 등의 개선책을 밝혔다.

하지만 유족 측은 “청주방송이 유족에 상의 없이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고 이재학 PD 동생 이대로 씨는 청주방송 재입장문을 확인한 후 “청주방송은 지금까지 진정성 있게 사과 한번 하지 않았으면서 언론에 입장문만 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로 씨는 “지난주 목요일(13일) 청주방송과의 면담 자리에서 문제가 된 두 국장에 대한 대기발령을 요구했다”면서 “두 국장은 고 이재학PD 사건 핵심 인물이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핵심 인물을 물리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이재학 PD의 동생 이대로 씨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추혜선 정의당 의원. (사진=미디어스)

이대로 씨는 “청주방송 사장은 면담 자리에서 ‘하 모 국장은 대기발령하고, 윤 모 국장은 대기발령을 검토하겠다. 물리적 분리의 필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결국 대기발령은 없던 일이 됐고, 이 일과 상관없는 다른 국장들이 보직 해임됐다”고 지적했다.

이대로 씨는 “청주방송은 사건의 핵심이 되는 (이재학PD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노무컨설팅 자료를 찾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 오후 보도국장이 전화가 와 ‘노무법인에 확인해보니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핵심이 되는 문건을 찾으려는 노력은 없으면서 사과 입장문을 발표하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대로 씨는 “입장문을 낼거면 유족에 상의를 해야 했다”면서 “유족 측에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다른 언론에 입장을 흘리는 모습에 화가 난다. 앞으로는 청주방송을 기다려주지 않고 적극적인 대응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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