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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를 강타한 이야기꾼, 강풀[서정환의 karma of the cinema] 조이씨네 편집장
서정환 조이씨네 편집장 | 승인 2008.02.21 10:38

허영만에 이어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만화가가 있다면, 바로 인터넷 만화가 강풀이다. 강풀이 선을 보인 장편 만화들은 판권이 삽시간에 팔렸다. <아파트>는 이미 2006년 개봉했고, 개봉이 밀려 강풀을 애태웠던 <바보>는 다음 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나리오 탈고에만 2년여의 기간을 소요하며 유지태와 이연희를 캐스팅한 <순정만화>는 곧 촬영에 돌입하며, <26년>은 <괴물>을 제작한 청어람에서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감독이 바뀌고 판권이 넘어가며 영화 제작이 미뤄지고 있는 <타이밍>은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고, <그대를 사랑합니다>도 판권을 구입한 케이드림에서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 계획이다.

강풀의 만화를 영화계가 탐내는 이유는 어찌 보면 단순하다. 대중적 인기도 물론이거니와, 그의 만화는 스토리의 재미에 충실하며, 소재와 장르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또한 컷이 시간과 사건의 흐름에 맞게 잘 연결되어 있기에 영화의 콘티로서도 손색없을 정도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다중 시점을 통한 치밀한 구성도 매력적이며, 내레이션과 플래시백의 적극적인 사용도 반전을 거듭하는 플롯의 짜임새를 탄탄하게 한다. 게다가 장르를 막론하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감동을 자극하는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는 일상적이라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하지만 강풀의 원작을 영화화하기에는 많은 어려움도 따른다. 판권을 가져간 영화사들은 입을 모아 "시나리오로 바꾸기 너무 어렵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강풀의 만화는 분량이 길지만 짜임새가 탄탄하기 때문에 2시간 분량의 상업영화에 맞추려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요소만 없애도 전체적인 구성이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라, 시나리오 작업에 그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화의 과정도 어렵지만, 원작의 인기와 달리 제작된 영화의 반응도 문제다. 처음 선을 보인 <아파트>에 대해서 강풀은 "내가 그린 원작과는 80%정도는 다르다. 아쉬운 점은 분명 있었으나 만화에서 영화로 옮겨지는 차이였다 생각한다"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결국 <아파트>는 흥행에 참패했고, 원작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강풀의 장점이 드러나지 못했다.

두 번째로 선을 보일 <바보>는 몇몇 인물의 비중을 줄이고 에피소드를 삭제했지만, 거의 원작에 충실한 영화다. 하지만 너무나 착한 영화의 성격상 영화의 흥행에 선뜻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주저하게 된다. 물론 <바보>의 흥행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강풀의 만화를 영화화하는 과정은 적절한 접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원작에서 콘셉트만 빌려오고 새롭게 구성한 <아파트>가 원작과 비교되며 흥행에 참패했듯, 원작에 충실했지만 러닝타임에 맞춰 편집한 <바보>는 강풀의 장점이 거세된 심심한 영화로 느껴질 공산이 크다.

   
  ▲ 영화전문포털 '조이씨네' 서정환 편집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풀의 재능은 이미 해외까지 알려진 상태다. 강풀은 'FILM2.0'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파트>는 일본과 프랑스에서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타이밍>은 일본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있고, 영화화의 계획도 있다"고 조심스레 입을 열기도 했다. "그림은 별로"라는 평도 받지만, 그림보다 스토리를 중시하는 이 만화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은 영화계가 탐내기에 충분하다. 전편의 기록적 흥행으로 인해 누구라도 부담을 느낄만한 <괴물>의 속편은 결국 강풀의 손에 맡겨졌고, <괴물 2>로 본격적인 시나리오 작가의 길에 들어선 강풀은 영화계에 더 깊이 발을 담그고 말았다.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작업한 그의 이야기는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그리고 전작들보다 더욱 스케일이 큰 <타이밍>과 <26년>은 어떤 형태로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게 될까? 결과가 어떻든 요 몇 년간, 우리는 만화는 물론 영화에서도 강풀이라는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될 것 같다.

서정환 조이씨네 편집장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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