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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성애단체 줄소송' 뉴스앤조이 “그래도 싸움 이어간다”[이 언론이 사는 법] ⑬ 금권과 교권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 언론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2.05 08:36
편집자주 = 경제에 위기가 없던 적은 없다. 저널리즘의 위기라는 진단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저널리즘은 위기였다. 그러나 경제 호황은 있어도 저널리즘 호황이라는 말은 없다. 다른 영역이기 때문일 게다. 방금 전까지 저널리즘은 ‘언론이 질문을 못 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터널 속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저널리즘 위기는 질문의 방식을 묻는다. 정해진 결론은 없다. 미디어스는 질문의 방식을 묻고 있다고 판단되는 언론에 대해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질문의 방식은 다양하며 다양함 속에 길이 있다고 믿는다.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개신교 내부 문제를 고발하는 독립언론 ‘뉴스앤조이’는 최근 반동성애 단체에 줄소송을 당했고, 1심에서 패소했다. 반동성애 단체를 '가짜뉴스 유포자'라 칭했기 때문이다. 독립언론에 손해배상금 3천만 원은 비현실적인 금액이다. 구권효 편집국장은 “그래도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는 개신교 전문 매체다. 뉴스앤조이는 주요 개신교 교단이나 대형 교회의 지원을 받지 않고 소액 후원으로 꾸려가고 있다. 금권·교권으로부터의 독립은 보도의 자유를 이끌었다. 뉴스앤조이는 개신교 목회자의 성폭력 사건, 성 소수자 혐오·차별 발언을 비판하는 몇 없는 종교전문매체다.

최근 뉴스앤조이는 반동성애 진영에 줄소송을 당했다. 뉴스앤조이는 4건의 재판에서 패소해 3천만 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반동성애 진영을 ‘가짜뉴스 유포자’라 표현한 것은 인격권 훼손이라는 이유에서다.

미디어스는 구권효 편집국장을 만나 뉴스앤조이와 재판부 판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구권효 편집국장은 “재판부의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3천만 원은 우리에게 비현실적인 돈이지만 재판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구 편집국장은 개신교를 둘러싼 사회적 편견에 대해 “극우 개신교인이 과잉대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구 편집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뉴스앤조이 CI

- 뉴스앤조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뉴스앤조이는 교회 개혁이라는 어젠다를 가지고 출발한 독립언론이다. 올해 창간 20년을 맞았다. 특징은 교단이나 대형 교회에 얽매이지 않은 ‘독립언론’이라는 점이다. 뉴스앤조이가 말하는 교회개혁은 ‘교회와 사회의 다리’다. 교회가 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개신교가 본연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 교회 개혁이다. 기자는 8명이며 모두 개신교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비종교인 처지에선 종교 매체의 존재 자체를 모를 수 있다. 그런데 개신교만 해도 종교 매체가 수백 곳에 달한다. 주로 각 교단이나 대형 교회의 목소리를 내는 기관지의 성격이 강하다. 뉴스앤조이는 교단과 대형 교회의 권력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교권과 금권에서 벗어나 있다. 한국 사회가 올바르게 돌아가고 변화하기 위해선 한국 교회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이에 맞는 언론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주로 교회 내 문제점을 고발한 기사들이다

우리가 쓰는 기사는 깊은 신학적 소양이 필요한 내용이 아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다. 교회 내 성폭력이 발생하면 안 된다거나, 교회를 세습하면 안 된다거나. 신앙적·정치적으로 진보냐 보수냐를 다루는 게 아니다. 한국교회는 기본적으로 담임목사에 권한이 집중됐다. 세습의 경우 신도들은 상식적으로 안 된다고 인지하지만, 내부논리에 의해 문제시되지 않는다.

성서에 나오는 참된 하나님의 뜻이나 개신교 정신에 따라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회에도 필요한 중요한 메시지다. 성서의 뜻을 세상에 보여줘야 하는 곳이 교회인데, 한국교회 중 일부는 일반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걸 고치라는 기사를 쓰고 있다. 개신교 언론이 내부 문제를 지적하지 못하니 우리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비판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위기감이 있다.

- 뉴스앤조이 운영 구조는 어떻게 이뤄지나

소액 후원을 받아 창간했다. 소액 후원을 중심으로 한 운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자의 급여 수준은 낮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일부 교회 후원이 있는데 큰 금액이 아니다. 교회가 큰 금액을 후원하다가 한순간에 중단하면 회사에 타격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90% 이상 후원은 소액 후원이다. 이런 분들 때문에 우리가 살아남는다. 광고는 전체 매출 중 20% 정도다. 

- 비판 기사를 쓰면 개신교계에서 압박이 들어오지 않나

그런 일이 많다. 자신이나 교회 비판 기사를 쓰면 후원이 끊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도 비판은 이어간다. 후원이 끊겼다고 기사를 쓰지 않는다면 일반 매체랑 똑같아지고, 뉴스앤조이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교회를 취재하면 취재거부를 당하는 일이 잦다. 지난해 겨울에는 반동성애 단체가 3개월가량 사무실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 ‘뉴스앤조이를 후원하는 교회 이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도 있었다. 한국 주요 교단은 뉴스앤조이가 반개신교 언론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아마 9월 정기총회에서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다. 주류 개신교와 다른 목소리를 내니 반개신교 언론이라고 낙인을 찍는 거다.

2018년 7월 서울퀴어문화축제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인터뷰하게 된 계기가 성 소수자 문제 때문이다. 최근 반동성애 단체들의 주장을 두고 ‘가짜뉴스’라고 했다가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손해배상 금액이 3천만 원에 달한다

뉴스앤조이는 반동성애 단체의 주장이 왜 가짜뉴스인지 분석했다. 반동성애 단체가 허위·왜곡·조작·과장 정보를 반복해 유포했기 때문이다. 법적 분쟁 초기에도 반동성애 단체들이 유포하는 정보의 진위여부를 두고 다퉜다. 그런데 재판부는 반동성애 단체 주장을 검증하지 않고 ‘가짜뉴스라는 말은 모욕적이고, 상대를 공론장에서 배제하려는 목적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뉴스앤조이는 반동성애 단체에 악감정이 없다. 우리가 ‘가짜뉴스 유포자’라 말한다고 해서 그들이 공론장에서 배제될 일은 없다. 그들은 이미 개신교 내부에서 주류의 위치에 있다. 공론장에서 배제된 소수는 개신교 내 성 소수자들이다. 이런 재판 결과가 나오면 앞으로 어떤 비판도 할 수 없게 된다. 가짜뉴스라는 단어는 아직 학문적으로 정의되지 않았다.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남겨둬야 할 단어다. 

- 처음으로 패소한 소송인가 

십수 년 만에 처음이다. 3천만 원은 뉴스앤조이에 비현실적인 금액이다. 패소 후 위축된 감이 없지 않다. 많이 힘들었다. 고민을 이어가던 중 ‘망하면 망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과 똑같이 우리의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재판 패소의 영향으로 비판을 포기한다면 우리의 존재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돈이 없어 회사 문을 닫아도 망하는 것이고, 비판 기사를 못 써도 망하는 것이다.

- 배상금 강제 집행을 막기 위한 공탁금이 3천만 원에 달한다. 적은 돈이 아니다.

재판 결과를 그냥 받아들일 수 없다. 손해배상금을 공탁해 재판을 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공탁금 대여를 요청했고, 감사하게도 3천만 원이 해결됐다. 당장의 급한 불은 껐다. 대여금은 재판 후 갚아야 한다. 재판에서 지더라도 차차 갚을 계획이다. 우리의 사정이 어려운 것을 알고 조금씩 후원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 체계적인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결국 돈 문제다. 재판 소식이 알려진 후 후원회원이 조금 늘었는데, 여전히 부족한 현실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싸움을 이어가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 개신교 교단 내 성 소수자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앤조이에 입사한 2012년쯤에는 성 소수자에 대한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 소수자 문제가 제1의 문제로 떠올랐다. 개신교가 내부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가상의 적(성 소수자)을 만드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그렇게밖에 읽히지 않는다. 외부의 적을 상정해 내부 문제를 덮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기사는 ‘개신교인들은 성 소수자를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이 아니다. ‘성 소수자를 차별하지 말자, 사회적으로 배제하지 말자’는게 기사의 요지다.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왜곡되고 과장된 정보를 검증해보자는 것이다. 한국 개신교에는 이 정도의 목소리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개신교가 성 소수자 교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성 소수자 교인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혐오·허위 발언이 나오는 것이다. 신앙적으로 고민하고, 실존적인 고민을 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성 소수자 교인이 있다. 기사를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개신교가 성 소수자를 반대하는 주요 논거는 성경이다. 성경에는 기본적으로 성 소수자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또 성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성 소수자가 이단이라는) 자신만의 해석을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 이런 개신교인들의 폭력적인 발언 때문에 성 소수자가 고통을 받고 있다.

-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 소속 향린교회는 성 소수자 신도와 공존하고 있다

보수 성향 교단 입장에서 보면 향린교회는 반개신교적 단체다. 다만 향린교회가 장로회라는 정통 교단에 속해 있고,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기 때문에 대놓고 ‘이단’이라고 규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부 교단은 성 소수자 관련 목소리를 내온 섬돌 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했는데 이는 무례한 행동이다.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 최근 주류 미디어에서 등장하는 개신교는 ‘보수’로 대변된다

한국 개신교 자체는 보수 성향이 강하다. 신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이다. 진보적 성향은 소수다. 비율로 따지면 9:1 정도다. 그런데 보수 성향의 9 모두 전광훈 목사와 같은 극우 성향 인사를 대놓고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극우 성향의 개신교인이 과잉대표되고 있다. 과잉대표화를 두고 주류 언론 탓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만든 건 기본적으로 개신교인 때문이다. 대표성 있는 개신교 지도자들이 전광훈 목사 등 극우 성향의 인사들에게 선을 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우리가 할 말은 없다.

구권효 뉴스앤조이 편집국장 (사진=구권효 편집국장 제공)

-20년 동안 개신교 내부를 비판해왔다. 변화의 움직임이 있는가

자정은 쉽지 않다. 교회 내부의 비리를 고발해 내부 충격을 유도하지만 지도자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기사를 통해 교회 내부를 돌아보는 신도들이 있다. 교회 내부의 벽에 의해 한계에 봉착한 신도들을 도와주는 마음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

- 이번 소송을 지켜보는 독자와 보수 성향 개신교인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반동성애 진영이 교회와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크다. 이런 일에 대해 비판 기사를 쓰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비판을 못 하면 문 닫아야 한다. 잘못된 정보와 오해를 걷어내는 일에 지지를 보내줬으면 한다. 뉴스앤조이가 없어진다면 교계에서 다른 목소리를 듣기 힘들어진다. 망하지 않도록 도와달라.

보수 성향 개신교인의 경우 우리가 마음에 안 들 수 있지만 과장된 루머는 퍼뜨리지 않았으면 한다. ‘뉴스앤조이는 주사파, 종북세력, 반개신교다’라는 루머와 시각이 많다. 우리를 그렇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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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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