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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제1노총' 지위에 비난 가하는 보수·경제지조선 "민노총만 축제", 동아 "떼거리 이기주의"… 합리적 비판일까?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12.26 11:55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조직원 수에서 '제1노총' 지위에 올라서자 주요 보수·경제지에서는 조언과 합리적 비판을 넘어선 과도한 비난이 나온다. 대부분 '노조 편향적인 문재인 정부덕에 과격 시위를 일삼는 민노총이 경제정책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는 식이다. 

2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노동조합 전체 조합원 수는 233만 1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노조 조직률은 11.8%로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12.0%)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급단체별로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96만 8000명, 한국노총 조합원이 93만 3000명으로 집계돼 민주노총이 '제1노총' 지위를 획득했다. 

2017년 71만 1000명이었던 민주노총의 조합원 수 급증 배경에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이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공부문 노조 조직률이 전년 63.2%에서 68.4%로 증가했는데, 새로 조직된 노조들 중 민주노총 소속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민주노총이 제1노총 지위에 올라서면서 각종 정부위원회 구성 등 향후 노·정 관계에 변화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26일 주요 보수·경제지들의 기사·사설/칼럼 제목은 다음과 같다. 

조선일보 <마침내 민노총이 국내 1위로, 민노총만 축제>, <文정부서 몸집키운 민노총, 한노총 제치고 '제1노총' 됐다>

동아일보 <제1노총 된 민노총, 억지와 '떼거리 이기주의'로는 미래없다>, <민노총, 정부위원회 70곳 勞측 대표로… 노동정책 흔들 우려>, <재계 "기울어진 운동장 더 기울어질 것>

한국경제 <'정치투쟁' 일삼는 민주노총… "구태 안버리면 산업현장 대혼란">, <민노총 불참한 경사노위는 '식물기구'?>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경기 활력이 꺼지고 청년들은 실업에 허덕이는데 민노총만 조합원 호황을 누린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고 총평했다. 

조선일보 12월 26일 사설 <마침내 민노총이 국내 1위로, 민노총만 축제>

조선일보는 "민노총은 귀족 노조의 집합체", "우리 사회 최상위 기득권 집단"이라며 그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최저임금 과속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등 민노총의 무리한 요구를 그대로 들어줬다"며 "근로자들이 정권 위에 민노총이 있다고 보고 민노총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기사에서는 한국만 노조 조직률이 오른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민노총이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면서 작년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도 11.8%로 전년(10.7%)보다 크게 올랐다. 이는 주요 선진국 노조 조직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과 대비된다"며 "미국 노조 조직률은 2008년 11.9%에서 해마다 떨어져 지난해에는 10.1%로 줄었다. 일본은 2009년 18.4%에서 한 해도 빠짐없이 떨어져 작년에는 17.0%를 기록했다. 유럽 선진국도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진국 근로자들은 기업 이익 증가가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노조 가입이 주는 추세지만, 우리는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자회사가 생기고 노조 가입이 늘면서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더 넓게 보면 정부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노총의 눈치를 보고, 각종 집회 시위 등에서 불법적 행태를 눈감아주면서 민노총이 센 노총으로 인식된 점이 조합원 수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제1노총 민노총이 우려스러운 것은 대기업과 공공기업 등의 정규직 노조가 많이 가입한 민총이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툭하면 정치파업에 나서고 요구관철을 위해 법질서를 무시하는 행태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기물을 파손하는 수준을 넘어 타인의 신체에 피해까지 가하고 있다"고 썼다. 

민주노총이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중심 조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발표된 노조 조직률 통계를 보면 공공부문 68.4%, 민간 부문 9.7%, 노동자 300명 이상 사업장 50.6%, 30명 미만 사업장 0.1% 등의 수치가 집계됐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 문제를 공론화하고,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정부 공약의 온전한 이행을 촉구한 단체 역시 민주노총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또 노조 조직률의 경우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절대적 수치는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한국이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거나, 민주노총 조합원 수가 증가해 노조 조직률이 올라가 문제라는 식의 비판을 가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정부와 경영계를 포함해 민주노총에도 민간·중소기업·비정규직 부문 노조 조직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할 수는 있지만, '민주노총은 대기업·공공부문 중심 귀족노조'라고만 납작하게 비판할 수는 없는 이유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 11.8%는 여전히 OECD 최하위권이다. 지난 3월 OECD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2017년 기준)에 따르면 핀란드 65%, 스웨덴 66%, 노르웨이 52%, 영국 24%, 독일 17%, 일본 17%, 스페인 14%, 프랑스 11% 수준이다. 낮은 노조 조직률을 보완해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단체협약 적용률은 더욱 뒤떨어진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노조 조직률은 11% 수준으로 높지 않지만 단협 적용율은 98%에 달한다. 한국의 단협 적용률은 12%로 OECD 평균인 32.2%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불참과 투쟁이 지나치게 강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5월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 노동정책 점수를 'C+'로 매겼다. 그는 지난해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A0' 평가를 매긴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축소, ILO 협약 비준, 사회적 대화 등 이른바 '노동정책 5대 과제'에 있어 후퇴 기조가 선명히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사설 <'제1노총' 된 민주노총, '사회적 책임' 더 커졌다>에서 민주노총의 제1노총 지위 획득에 대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나, 보수진영의 무차별적 이념 공세 속에서 나타난 결과라 시사점이 적잖다. 민주노총의 과제와 사회적 책임이 더욱 커졌다"고 썼다.

한겨레는 "민주노총이 양적 성장에 걸맞게 한국 노동 이슈의 질적 전환을 끌어낼 수 있을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보수진영 공세 탓 이전에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어디서 나오는지 되돌아보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한겨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힘겹게 합의한 탄력근로제안마저 지키지 못한 채 주 52시간 근로제에서 거듭 후퇴한 정부와 이를 방기한 국회, 그리고 경영계에 노조를 존중하고 파트너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태도와 인식을 대전환하길 촉구한다"며 "노사정 관계의 성숙 없이 산업의 발전도, 노동자의 권리 확대도 요원함을 우리 사회 전체가 깊이 인식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임금·장시간 노동, 착취와 차별을 동반하는 불안정한 고용형태,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에게 집중되는 일터에서의 괴롭힘과 폭력, 좋은 일자리에 접근할 수 없는 청년, 평생 일하고도 빈곤한 노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노조 할 권리"라며 "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사회불평등해소!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확대!>를 주요 기치로 내걸고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를 비롯한 노동권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동자의 ‘노동권’보장을 최우선과제로 설정하고 총력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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