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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 4회- 다시 일어난 서현진, 그가 꾸는 거위의 꿈기간제 교사 프리즘으로 들여다본 학교란 조직…편견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장영 기자 | 승인 2019.12.26 11:13

[미디어스] "이렇게 열심히 안 하셔도 돼요. 어차피 우리 떠날 텐데" 같은 기간제 교사인 지선이 하늘에게 한 이야기다. 정교사인 송영태는 기간제 교사들을 '땜빵 교사'라고 정의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단순히 교사들과 학생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블랙독>은 말 그대로 검은색 개라는 이유로 터부시되었던 개를 빗대어 표현한 단어다. 편견의 힘이 만들어낸 불합리함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 이는 결코 쉽지 않다. 편견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절대 바꿀 수 없는 편견. 그런 편견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특별하다.

하늘에게 교사가 되는 것은 특별한 의미였다. 자신을 구하다 사망한 기간제 교사였던 김영하 선생님을 위해서도, 남겨진 그의 아내 송영숙을 위해서라도 꼭 이뤄내고 싶은 꿈이었다. 어렵게 얻게 된 그 자리는 시작부터 힘겨웠다. 외삼촌이 있는 학교인 줄도 몰랐는데 그게 처음부터 발목을 잡았다.

처음으로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더욱 안정적이지 못한 기간제 교사로 버티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분명 같은 교사이지만 소속감을 가질 수 없는 그 불편한 동거는 많은 것들을 부적절하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고3 담당 교사들의 절대 가치는 대학입시이다. 그게 학교가 해야 할 최선이라는 주장은 과연 맞는 것일까? 무조건 좋은 대학을 보내는 것이 답이 된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근원적인 질문 전 '영업'이라는 말까지 해가며 그 방법을 찾으려는 교사들의 모습은 착잡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모든 것의 가치 기준은 좋은 대학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들어갔느냐로 결정되는 현실 속에서 이를 외면하기는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진학반 소속인 하늘에게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좋은 학교에 학생들을 보내기 위한 노력을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학교에 적응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하고 진학반에 맞는 고민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하늘을 더욱 절망하게 하는 것은 불안정한 위치였다. 정교사가 방학 기간 복직한다고 연락을 했기 때문이다. 정교사는 방학 기간 쉬어도 월급이 지급된다. 이를 노린 꼼수로 기간제 교사 한 명은 1년 계약이 아닌 5개월 계약으로 마쳐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통보해야 하는데 대상은 가장 늦게 합류한 하늘이었다. 통보 과정에서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3학년 부장인 송영태가 수업 중 방송을 통해 기간제 교사에게 계약을 언급했다.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간제 교사는 존재하지만 누구인지 언급하지 않는 학교의 불문율을 송영태가 깬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수업 중인 송지선 선생의 컴퓨터로 '기간제 교사 계약' 연락 메시지가 뜨면서 학생들도 알게 되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한 지선은 그렇게 학교를 떠나버리고 말았다. 자신이 떠나야 할 상황에 지선이 대신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는 사실이 하늘은 안타까웠다.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기간제 교사들이 자신을 외면하고 비난할 때도 먼저 다가와주고 힘을 실어주었던 유일한 존재인 지선이었다. 그런 그가 떠났다는 사실은 하늘에게 더 충격이었다. 방과 후 수업과 관련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든 하늘에게 지선은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어차피 우린 떠나야 할 사람들인데 너무 열심히 할 필요는 없다며 중간만 하자는 지선의 발언은 하늘을 당황스럽게 했다. 하늘을 위해서 한 지선의 발언은 그가 떠난 후 더욱 강렬하게 되새김질될 수밖에 없었다. 

하늘의 위치가 위태로워졌다는 사실을 알고 교감 앞에서 의도적으로 하늘을 압박하며 존재감을 보인 진학부장 박성순은 그를 특별하게 바라봤다. 낙하산이든 헬리콥터 등 뭐가 되었든 실력만 있으면 상관없다고 선언하는 성순은 하늘을 진심으로 아낀다. 비록 자신과 악연이 깊은 교무부장 문수호의 조카라는 사실이 걸림돌이기는 했지만, 하늘의 성실함과 진정성을 성순은 알고 있었다. 

그런 하늘이 지선이 나간 후 달라졌다. 적극적이기만 했던 하늘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듯한 모습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늘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도 성순이었다. 대학을 찾는 진학반 교사와 함께하는 하늘. 그에게 "애들한테는 다 똑같은 선생들이에요"라며 정교사든 기간제든 학생들에게는 모두 같은 교사일 뿐이라는 말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가르치는 일 자체에 차이는 없다. 제도적으로 어쩔 수 없이 갈린 그 차이가 근본을 흔들 수는 없다. 교사란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직업이라는 원칙 말이다. 정교사가 되고 싶은 하늘과, 그 앞에서는 무뚝뚝하지만 뒤로는 조카를 정교사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호.

6년 차 기간제인 지해원이 '괴랄스럽다'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확인한 후 확신했다. 기간제 교사들 카페에서 문제의 폭로자가 사용한 단어이기도 했다. 국어교사이기에 가능한 선택이라는 점과 가장 유력한 정교사 후보인 지해원이 범인이라 확신하는 수호는 과연 진범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서현진과 라미란의 케미가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 관찰자이자 관리자이고 동료로서 가치를 더해가는 이들의 모습은 흥미롭기만 하다. 진학부와 도연우, 배명수가 든든한 선배로서 하늘과 어울리는 과정도 흥미롭다. 반대급부로 하늘을 위협하는 기간제 교사들의 행태와 진학부와 대립각인 3학년 부장 송영태는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학교 이야기는 통상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학생이 아닌 교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블랙독>은 흥미롭다. 하늘이라는 기간제 교사를 통해 들여다보는 학교라는 조직, 그리고 그가 성장을 통해 진정한 교사로서 우뚝 서는 과정을 담고 있는 <블랙독>은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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