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와 같은 팀인 유이가 런닝맨에 게스트로 나왔습니다. 애프터스쿨 팬들도 리지를 내보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유이에게 출연 제안을 하는 제작진이 참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이 소식을 당연히 전해 들었을 리지는 느낌이 어땠을까요? 특히 오렌지캬라멜에 레이나와 나나까지 같이 출연했는데 말이지요. 참 "대단한 제작진이구나"하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습니다. <런닝맨>에서 애프터스쿨을 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런닝맨을 보면서 느낀 몇 가지 점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이의 순수함이 돋보였던 1:9 대결

1:9대결 미션에서는 유이를 속이기로 결정합니다. 유이를 속이기 위해서 친구가 아닌 사람들을 다 멤버들의 친구라고 속이기로 한 것이지요. 실제 하하의 친구였던 심태윤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VJ, PD, 코디 등으로 꾸며진 미션에서 유이만 진짜 친구인 나나, 레이나를 부르게 되고 나머지는 준비된 이 "친구"들이 그냥 시간이 되면 나오는 것이었지요.

유이는 나나에게 전화하고 네일아트에 있던 나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마침 그 자리에 레이나도 있었고 결국 둘은 오기로 약속을 합니다. 그러나 제작진은 나나와 레이나에게 바로 연락을 취합니다. 제작진이 전화를 받지 말라고 했으니 나나와 레이나는 전화를 안 받습니다. 등장하지 말라는 미션을 줬겠지요.

이 과정에서 유이는 모든 멤버들은 친구들을 등장시켰는데, 자신만 불러내지 못한 그런 죄책감 때문에 애간장이 타들어갑니다. 한 20~30통 전화를 해댔다는 유이의 말과 계속 나나와 레이나에게 실시간으로 유이에게 전화가 온다는 말은 유이의 답답함과 초조함을 말해주지요.

결국 계획된 대로 광수의 가짜친구가 등장했고 당연히 유이의 팀이 지게 됩니다. 원래 지기로 되어있었던 것을 모르는 유이는 자신 때문에 졌다는 미안함에 눈물이 글썽글썽 해집니다.

실제 이러한 상황이 있어 (유이 속이기 미션이 아닌 진짜 게임이었어도) 나나와 레이나가 실제로 올 수 없었다고 해도 이건 유이 잘못이 아닙니다. 하지만 유이는 정말 팀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던 나머지 정말 나나와 레이나에게 열심히 문자를 날리며 그녀들이 오기를 기다렸던 것이지요.

어떤 분들은 이게 유이의 오버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유이는 포스와는 달리 굉장히 눈물도 많고 여린 친구 같습니다. 방송에서 유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게 한두 번이 아니지요. 이 점을 통해서 유이의 순수함과 착한 면을 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리지가 생각난 이유

그럼 제목과 관련돼서 왜 유이를 보면서 리지가 생각났는지 적어보도록 할게요. 물론 처음에 도입부에서 말한 게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리지에겐 정말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런닝맨>에는 리지보다는 유이가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컨셉이었다는 점입니다.

예능감도 더 떨어지는 것 같고 말발도 더 약한 것 같은 유이가 리지보다 <런닝맨>에서만큼은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러브라인"입니다. 물론 SBS의 러브라인을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SBS는 러브라인 방송사로 가장 알려진 방송사예요.

초반 러브라인이 없음을 강조하고 그런 점도 없었지만 결국에 "월요커플"에 힘입어 다시 러브라인이 부활하게 되었지요. 처음에 리지가 투입되었을 때 한 가지 예상하지 못한 점이 이 점이었지요. 제작진이 다시 러브라인을 이렇게 강하게 밀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리지는 갓 스무살이 된 입장입니다. 사실 작년까지는 미성년자였고요. 그런 미성년자에게 러브라인을 밀어준다는 건 상당히 부담되는 일입니다. 리지의 컨셉 자체가 같은 92라인인 현아와 같은 섹시미나, 아니면 더 어린 크리스탈에게서 풍기는 그런 이미지와는 달리 성숙한 면보다는 발랄하고 귀여운 편입니다. 그렇기에 남자출연자들도 리지를 "여자"로 보기보다는 "옆집 동생" 정도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점이에요. 실제 리지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남자들은 다 송지효쪽으로 향했지요.

반면 유이가 들어오자마자 벌써 개리를 제외한 남자들은 술렁술렁 합니다. 유이는 "섹시"의 아이콘일 뿐만 아니라 엄연히 성인이고 포스 자체가 여성미가 넘치기 때문에 리지와는 달리 송지효와의 막강한 라이벌 관계를 펼칠 수가 있습니다. 농담이긴 했겠지만 송지효는 리지가 나왔을 때 한 번도 긴장을 해본 적이 없지만 유이는 단 한 번 등장에 송지효를 긴장하게 만들었거든요.

애초 SBS 리얼 예능에서는 러브라인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리지보다는 차라리 유이가 더 맞지 않았나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점을 생각해볼 때 <밤이면 밤마다>에는 리지가 유이 대신 앉아있는 게 더 보기 좋을 뻔 했고, <런닝맨>에서는 리지보다는 유이가 뛰어다니는 게 더 좋을 뻔 했어요.

사실 유이는 체고 출신이고 스피드는 느릴지 몰라도 힘으로는 송지효를 압박할 수 있는 힘을 가지니까 송지효와의 매치에서도 훨씬 더 잘 해낼 것이고, 러브라인도 가능하고, 리지는 뛰어다니는 타입보다는 전형적인 토크형 타입이기에 밤이면 밤마다에서 치고 나오는 것을 잘 할 수 있겠구요. (게다가 아이돌들도 있으니 상대적으로 부담도 적을 것이고)

하지만 지금 입장에서 리지와 유이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지금 <런닝맨>에는 누가 영입돼도 묻히기 쉬운 상황입니다. 어쨌든 어제 런닝맨에서 유이를 볼 수 있어서 좋긴 했지만 리지에게 미안함 감정도 들고, 제작진이 참 얄밉기도 한 묘한 에피소드였던 것 같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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