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1. 노동조합을 설립했다는 이유로 인센티브가 적은 지역에 배치됐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조합원도 있다.

#2. 영업을 통해 470만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5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자재비·PDA 대여비 등 명목으로 58만 원을 가져가더라. 내 손에 들어온 돈은 183만 원에 불과했다.

#3. 업무시간, 2층 주택 옥상에 가기 위해 사다리를 오르던 중 3M 높이에서 추락했다. 전치 6주 진단이 나왔다. 산업재해 신청을 하려 했지만 회사 대표가 ‘산재 처리하면 회사에 감점이 많다’며 거절했다.

CJ헬로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겪는 노동실태 사례다. 전문가들은 CJ헬로의 기형적 원하청 구조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가 현장 직원들을 직접고용하는 것이 아닌, ‘고객센터’라는 외주업체가 노동자를 고용하기에 불합리한 노동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안으로 ‘CJ헬로·LG유플러스의 노동자 직고용’이 제시됐다.

(사진=CJ헬로)

정의당 이정미·추혜선 의원, 민중당 김종훈 의원,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CJ헬로 고객센터지부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CJ헬로 고객센터 간접고용 비정규직 불법적 운영 및 노동실태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증언대회에 참가한 CJ헬로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부당노동행위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이만재 희망연대노동조합 조직국장은 “현재의 ‘고객센터 외주화’ 상황에서는 CJ헬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CJ헬로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협력업체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만 할 뿐이다. 인수 예정기업인 LG유플러스는 선언적인 이야기만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만재 국장은 “CJ헬로 고객센터 부당노동행위는 외주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CJ헬로와 협력업체 간의 기형적인 원하청 구조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만재 국장은 “해결책은 원청의 직고용”이라면서 “SK브로드밴드는 사업을 확장하면서 노동자를 직고용했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 역시) 유료방송의 보장을 위해 노동자를 직고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만재 국장은 “(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협력업체 상생방안에 대해 평가를 해야 한다”면서 “노동권을 보장할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진수 민주노총 서울본부 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CJ헬로 고객센터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부당노동행위”라고 잘라 말했다. 최진수 노무사는 “노동조합법은 노조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가하거나 노동삼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CJ헬로 고객센터에서 벌어진 인사상 불이익, 차별적 행위, 임금삭감 등은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최진수 노무사는 “CJ헬로 고객센터 문제는 새롭게 드러난 것이 아니다. 2013년 딜라이브와 티브로드, 2014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면서 “CJ헬로 실태는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동종 업체 4곳에서 노동실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면 점검이 이뤄질 법도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CJ헬로 고객센터 간접고용 비정규직 불법적 운영 및 노동실태 증언대회 (사진=미디어스)

한찬희 전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은 “해결책은 직접고용”이라고 말했다. 한찬희 전 연구원은 “대기업이 노동자를 외주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느낌이 있다”면서 “전근대적인 노동 착취에 대해 CJ헬로와 LG유플러스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다양한 규제장치를 총동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증언대회에 참가한 CJ헬로 고객센터 노동자는 “현재 우리는 CJ헬로 유니폼을 입고 CJ헬로 고객을 만나고 있다. 그러면 우리도 CJ헬로 직원이 될 수 있다”면서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된 후에도 마찬가지다. 유플러스 직원으로 유니폼을 입고 고객을 만나고 싶다. 하청업체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리저리 이직을 반복하기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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