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최근 출시되는 5G 스마트폰 기기에서 지상파 DMB 기능이 삭제되자 '가장 현실적인 이동형 재난방송 매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방송협회(이하 방송협회)는 4일 성명을 내고 “모델 당 연간 수백만 대를 보급하는 1위 제조사가 신형 단말기에 DMB 기능을 삭제했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방송협회는 “지상파 DMB는 대형 재난 발생 시 5천만대 이상 보급된 휴대폰, 천만대에 육박하는 차량용 수신기를 통해 재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이동형 재난 매체”라고 말했다. 지상파 DMB는 지난 2014년 6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재난방송 수신매체’로 지정됐다.

(사진=한국방송협회)

방송협회는 “5G 시대 신형 스마트폰의 비싸진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이동시 재난방송 접근권을 박탈당한 셈”이라면서 “재난방송 수신 기능이 임의로 삭제돼도 제재가 따르지 않는다는 규제의 허술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결정 이전에 제조사가 비공식적으로 이에 대해 규제기관에 언급을 했고 규제기관이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점”이라면서 “무료 보편적 방식의 이동형 공적 재난방송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아도 되는가”라고 물었다.

방송협회는 “지난해 11월 KT 아현지사 화재사건에서 재난 시 통신망에 의존한 재난 경보 전달 체계가 얼마나 허무하고 쉽게 붕괴될 수 있는지 목도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협회는 정책 당국에 지상파 DMB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동시에 공공재로서 재난방송 서비스로서의 이동방송 정책과 전략을 시급히 재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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