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 방통위원들이 지난 2008년 3월 26일 현판 제막식을 갖고 있다.
지난 2008년 3월 상이한 조직인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통합돼 방송통신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방통위는 오는 3월 25일 출범 3년을 맞는다. 방통위 3년, 정보통신부가 방송위원회를 일방적으로 흡수 통합 결과를 나타나고 있다.

현재 방통위는 ‘2실 4국 6관 32과 3팀’이라는 직제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고위직인 실, 국장에서 방송위원회 출신을 찾아볼 수 없다. 기획조정실, 방송통신융합정책실, 방송정책국, 통신정책국, 이용자보호국, 네트워크정책국 등의 실, 국장은 모두 정통부 출신이다. 2009년 방송위 출신의 황부군 전 방송정책국장이 그만 둔 이후 이러한 현상은 굳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인사를 통해 방송위 출신으로 유일하게 고위공무원단에 속했던 정한근 방송진흥기획관이 국방대학교로 교육파견을 떠났다. 후임은 물론 정통부 출신으로 서울대 행시 출신이다. 이로써 실, 국장은 물론 담당관 6명 모두를 정통부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과장급 인사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32과 3팀에서 절대 다수는 정통부 출신이며 방송위 출신 과장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합 이후 정통부 출신 과장급은 28명이었으며 방송위 출신은 18명으로 5대 3의 비율이었다. 그러나 현재 정통부 출신 과장급은 거의 줄어들지 않은 26명이며 방송위 출신 과장급은 절반 이상 줄어 3대 1을 넘는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방통위 직제 개편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2009년 4월 직제개편으로 담당관, 과, 팀 등의 부서 10개를 줄이는 과정에서 정통부 출신 과장 자리는 2개만 줄어든 반면 방송위 출신 자리는 8개나 줄어들었다.

업무영역에 있어서도 정통부가 방송영역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방송위의 핵심 역할을 이어받은 방송정책국의 경우, 지상파방송정책과를 제외하고 국장에서 과장까지 모두 정통부 출신이다.

이 같은 상황은 방송위 출신 직원들의 퇴직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합 당시 정통부 출신은 373명, 방송위는 153명이었던 게 2009년 11월 현재 정통부는 378명으로 소폭 늘어난 반면 방송위 출신은 104명으로 대폭 줄었다. 방송위 출신 49명이 방통위를 떠났다. 방송위 출신에겐 방통위는 희망을 걸 수 없는 직장이라는 얘기이지만 정통부 출신 위주로 방송정책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1기 방통위 종료를 앞두고도 최시중 위원장의 이력과 관계 있는 인사 기용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최 위원장 친정체제 강화라고 부르며 연임은 기정사실화됐다고 말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7일 인사를 통해 최 위원장의 대구 대륜고 후배인 노영규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을 발령했다. 방통융합정책실장은 방통위 보직 중 기획조정실장에 이어 두 번째에 해당된다.

10일에는 파견 나갔던 최영해 청와대 행정관을 핵심 요직 중 하나인 운영지원과 과장으로 발령했다. 최영해 운영지원과장은 대구 성광고 출신으로 서울대 행시 출신이다.

이전부터 방통위 내외부에서는 “정통부 출신으로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그리고 서울대 출신이면 금상첨화”라는 말이 있었는데 2월 7, 9, 10일 이어진 방통위 인사에서 새삼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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