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양승동 KBS 사장이 추석 연휴가 끝난 16일 장문의 글을 사내 게시판에 올려 직급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BS는 각종 경영지표 악화에도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가 전체의 5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양승동 사장은 이날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직급체계 및 이와 연동된 일부 불합리한 보수 체계도 꼭 개편돼야 한다”며 “수차례에 걸친 감사원 지적사항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KBS 재허가 조건이며 KBS 내부 혁신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제대로 일하지 않고 고임금만 받는 직원들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양승동 KBS 사장 (KBS)

양승동 사장은 직급체제 개편과 관련된 노동조합의 동의와 협력을 당부했다. “미래 생존을 위한 내부 혁신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라면서 “협력과 침영의 동반자적 노사관계로 더 큰 하나의 KBS를 만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노조의 동의와 협력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직급체제 개편 시점과 관련해서는 ‘조만간’이라는 시급성을 강조했다. 현재 과반을 넘는 교섭대표 노조가 없어 관련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승동 사장은 재원 마련 전략과 관련해 토털리뷰를 통한 예산 절감 및 집행 효율화와 함께 통합OTT 웨이브(WAVVE), 유료방송 재전송료 협상 등을 거론했다. 양 사장은 18일 출범하는 웨이브에 대해 일종의 미래형 먹거리라며 지상파의 광고 급감으로 어려운 시기 구원투스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웨이브’가 9월 30일 방송되는 월화미니시리즈 ‘조선로코-녹두전’의 제작비 대부분을 투자했다고 한다.

‘지역방송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양 사장은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해 본사와 지역총국, 그리고 지역총국과 지역국 간 관계를 재설정하고 지역(총)국의 조직을 재구성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총)국의 역량과 역할에 맞는 적절한 모델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KBS 9개 총국에서 조만간 <7시 로컬 메인뉴스(40분)>를 주 1회 방송하고 내년 초에는 매일 편성할 계획이다.

양 사장은 끝으로 “콘텐츠 시장의 재편과 이로 인한 방송광고 수입 감소, 제작비용의 증가 등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로 인해 공영방송이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를 지혜롭게 극복할 책임 역시 저와 KBS 구성원들에게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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