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박2일에서 팀을 나눌 때 계속 거론되는 것이 코미디언라인과 가수라인입니다. 강호동과 이수근의 코미디라인과 은지원, 이승기, 김종민의 가수라인이 시시때때로 팀으로 나눠져 대결을 펼치고 있지요. 5인 체제이므로 2인 대 3인으로 무리 없이 팀을 나눌 수 있긴 하지만 요즘 강호동이 유독 코미디언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박2일 겨울산장편에서 김종민이 강호동의 달걀을 라면에 투하하고 도망간 직후 강호동은 이수근과 급작스레 동맹을 결성하게 되지요. 이때도 두 사람은 강호동의 주도 아래 시간 날 때마다 외칩니다. '아니가~ 아니가~ 코미디언 아니가'라며 말이지요. 요즘 예능의 대세는 아이돌과 가수입니다. 지금 1박2일만 해도, 강호동과 이수근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가수출신입니다. 지금은 하차했지만 김c와 엠씨몽 역시 가수였고요. 다른 예능프로그램을 봐도 아이돌이나 가수, 배우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요. 코미디언이 아닌 다른 분야 연예인이 적극적으로 예능에 진출하면서 코미디언들의 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히 리얼버라이어티가 예능의 대세가 되면서 급기야는 코미디 전문프로그램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잊혀져가는 직업이랄까요.

지난해 KBS연예대상에서 대상후보로 점쳐지기도 했지만 결국 최우수상에 그쳤던 개그맨 김병만의 수상소감이 한동안 회자된 적이 있습니다. '요즘 코미디 프로그램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SBS, MBC 사장님들 코미디에 투자해주십시오'라는 소감말입니다. MBC와 SBS에도 웃찾사, 개그야, 하땅사와 같은 개그프로그램이 있었지만 현재는 KBS의 개그콘서트만이 정통 개그프로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요즘 강호동이 코미디언이라는 잊혀져가는 이름을 굳이 자꾸 운운하는 것이 왠지 이러한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이는데요, 비슷한 모습을 무한도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정총무가 쏜다'편에서는 개그맨후배들을 찾아가 점심을 사주기도 했으며, '데스노트', 'TV는 사랑을 싣고'편에서도 꾸준히 개그맨 후배들을 출연시켜주고 있지요.

강호동 유재석 모두 지금 당대의 1인자들입니다. 국민예능이라 불리는 1박2일과 무한도전 등의 프로그램에서 1인자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뿌리는 코미디언입니다. MC로서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 그들이지만 요즘 설자리를 잃고 있는 코미디언후배들의 현실은 이들에게도 큰 부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날 예능의 뿌리는 결국 코미디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재능 있는 인물들의 발굴이 이루어져야 앞으로 계속 발전하는 예능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제는 메인MC로서 예능계의 최고봉에 서 있는 강호동 역시 오늘날의 자신을 있게 만든 코미디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이상 아래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겠지요. 자신이 걸어왔던 길말입니다. 지난번 씨름인으로서 이만기와 대결하며 씨름인 강호동을 되새겼던 그가 요즘은 코미디언 강호동을 되새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1박2일 속 강호동을 보면 그의 얼굴에서 자꾸 세월이 보입니다. 특히 기상미션을 위해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라든가 고단한 일과를 끝내고 곯아떨어질 때면 어느덧 중년에 이른 그의 나이가 새삼스럽더군요. 이제 그도 자신의 길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바람을 표현할 만한 때라고 생각되는데요, 그는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래야 하는 위치같기도 합니다.

연예블로그 (http://willism.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속에서 살지만, 더불어 소통하고 있는지 늘 의심스러웠다. 당장 배우자와도 그러했는지 반성한다.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다. 모두 쉽게 접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을 시작으로 더 넓은 소통을 할 수 있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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