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제주지역 민영방송 JIBS가 저녁 메인뉴스에서 대주주 사업체를 홍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방송의 사적 사용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JIBS에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 결정을 내렸다.

3월 30일 JIBS는 ‘제주 다이노대발이파크’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해당 보도의 제목은 <화창한 주말, 나들이객 북적>이었지만 대발이파크를 홍보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JIBS는 대발이파크 전경·특장점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JIBS는 해당보도에서 신언식 대발이파크 회장의 발언을 상세히 담았다. 신언식 회장은 JIBS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JIBS가 보도로 자사 회장의 사업을 홍보한 셈이다. 또 JIBS는 신언식 회장과 그의 아버지인 신영균 전 국회의원(현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테이프 커팅을 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7일 회의에서 JIBS에 대한 의견진술을 진행했다. 이날 JIBS 관계자들은 대주주를 홍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취재기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용탁 보도제작본부장은 “주말 뉴스의 경우 취재기자가 데스크까지 맡는다”면서 “(대발이파크 기사는) 당직 기자가 선택했다. 순수하게 기자의 아이템”이라고 했다.

이용탁 본부장은 “당시 나도 대발이파크 현장에 있었다. 제목 등을 주의하라고 했다”면서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이 게이트키핑을 해야 하는데 (보도국 상황이) 원칙적으로 잘 돌아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용탁 본부장은 “보도본부장이 대발이파크에는 왜 갔냐”는 허미숙 소위원장의 질문에 “(JIBS에) 새로운 경영진이 구성되고 새내 분위기가 어려우니 파이팅 해보자는 의미에서 참석했다. (보도본부장이) 개장식에 가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봤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심영섭 위원은 “사주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는데 기자가 대발이파크를 촬영했다는 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냐”면서 “좀 치사하지 않냐. 보도에 사주 가족이 다 나오는데 ‘기자가 취재해서 몰랐다’는 해명은 기자에게 다 뒤집어씌우자는 것 아닌가. JIBS의 방송이 독립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건 좀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박상수 위원은 “방송을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라면서 “뉴스로 보도하는 건 (광고) 효과가 크다. (데스크는) 그걸 알 것이다. 사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방송해도 되냐”고 비판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JIBS 내부의 자정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JIBS에) 저널리즘과 문제의식이 존재하나”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JIBS에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 결정을 내렸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법정제재 경고를 건의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대주주 회사라고 해서 보여주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 “대놓고 보여주는 것이 문제다. 여러 테마파크를 같이 보여줬거나 하면 문제가 안 됐을 것이다. JIBS가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 (방통심의위에) 자주 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