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9.12.12 목 22:39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톺아보기
시사기획 창- '그루밍 성폭력' 목사 비호하는 교단, ‘목사는 목사편’ 강화하는 온정주의[미디어비평] 톺아보기
meditator | 승인 2019.07.10 11:02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그루밍 성폭력'. 그루밍 성폭력이 심각한 이유는 그 피해자들이 미성년자나 교회 신도 등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것조차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폭력이 이루어진단 점이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며 부당한 성폭력에 대해 차마 드러내지 못하던 사람들이 용기를 내기 시작하고, 최근 사회면에서 교회 내 성폭력 사건들을 빈번하게 만나게 된다. 

KBS <시사기획 창>은 이러한 그루밍 성폭력 중 ‘교회 성폭력’ 문제를 다룬다. 다큐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사례를 다룬 건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하지만 <시사기획 창>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왜 성폭행 목사의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지, 그 원인을 기독교 교단의 온정주의적인 카르텔의 문제로 짚어보고자 한다. 또한 범람하지만 통합되지 못하는 교단 내의 문제가 이러한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목사의 권위를 이용한 성추행, 성폭력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나는 폭로한다, 교회 성폭력’ 편

대부도에 자리했던 요양원, 그곳은 박 모 목사가 운영하던 곳이었다. 그곳에 환자였던 장애인 여성은 오랫동안 박 목사에 의해 성폭력을 당해왔다. 뺨 때리며 이곳에서는 사람이 죽어나가도 모른다. 너를 봐줄 사람이 없다며 강제로 성폭행을 하던 목사, 그에게 당한 건 요양원 장애인만이 아니다. 

요양보호사로 그곳에 왔던 유모 씨. 술을 마시고 다음 날 눈을 떠서야 성폭행을 당한 걸 알게 되고, 가정주부였던 그녀는 가족에게 알린다는 협박 때문에, 그로부터 8년 동안 요양원에서 목사에게 폭행과 성폭행을 당하며 요양원 식구들을 보살피며 살아가야 했다. '아버지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라며 중얼거렸다고 발로 밟고 폭행을 하던 목사. 오죽하면 목사가 볼모다시피 데려온 노모가 그녀가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고 실어증에 걸렸다. 심지어 그녀의 통장까지 압수하여 경제적 이권까지 빼앗았다. 

목회자는 하나님 아버지가 정해주신 자리라 자신의 말을 안 들으면 아들딸까지도 멸망한다며 복종하고 순종하라며 권위적으로 굴던 박 목사. 다른 목사의 도움으로 탈출한 피해자들은 그 설교를 통한 세뇌에서 놓여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소연한다. 그의 신적 권위 앞에 하나님 말씀에 따라 다 '아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폭력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여전히 연인관계라 주장하며 뻔뻔하게 버티고 있는 박 목사.

치유하려 찾은 곳에서 성추행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나는 폭로한다, 교회 성폭력’ 편

부산광역시에서 이모 목사는 교회상담센터를 찾아온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러 고소당한 상태다. 마음의 상처를 안고 상담센터를 찾아온 젊은 여성들. 고통을 겪으며 종교적 감화를 하는 이 목사에게 의지하게 되자, 몸이 따뜻해야 한다며 아랫배를 만지고 애정이 필요하기에 치료한다며 스킨십을 하는 등 마음을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이어갔다. 

심각한 건 이 목사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2년 전 다른 교회에서도 성추행으로 목사직을 그만둔 사례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 사모가 찾아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며 무마를 했었다는 정황. 그러나 그는 사죄 대신 다시 상담센터를 열고 성추행을 일삼았다. 심지어 피해 여성이 문란하다는 식의 소문을 내며 명예훼손이라 반발하다 고소를 당하자 그제야 목회 활동을 접었고, 이후 징역 3년을 판결 받고 수감 중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면직된 상태가 아니라 수감 생활을 마치고 나오면 다시 목회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범죄 저질러도 면직만 안 되면 여전히 목사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나는 폭로한다, 교회 성폭력’ 편

인천의 한 교회 매주 일요일 담임목사 퇴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 사태의 발단은 이 교회의 담임목사 아들로 청년부를 맡았던 김 목사가 청년부 여성들을 장기간 성폭력을 해왔다는 것, 이에 충격을 받고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 이곳에서 모여 퇴진 예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 여성들이 미성년자이던 때부터 목사와 신도라는 종속관계를 이용하여 ‘비밀 연애’라며 성적 접촉을 해왔던 김 목사. 막상 그 사실이 알려지자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 1000명이랑 연애를 해도 무죄라며 뻔뻔하게 주장하던 그는 심지어 피해 여성들을 꽃뱀으로 매도하기까지 했다. 

목사라는 신뢰감을 바탕으로 심리적 지배하에 오랜 시간 동안 인지하지 못한 채 당했던 피해자들. 중학교 때부터 스승이라 믿고 따랐던 그는 사랑한다, 평생 볼 사람이라며 피해자들을 구슬렀다. 영적, 성적으로 멘토 같던 그 목사로 인해 쉽게 사람을 믿지 못하며 대인기피를 하거나 심지어 죽고 싶다며 힘들어 한다. 피해자들만이 아니다. 딸을 교회로 인도하고 함께 그 일이 벌어진 교회 사택을 찾기도 했다던 엄마는 자신이 딸을 그렇게 만든 것 같다며 고통스러워한다. 

청소년 보호법을 비롯하여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5가지 죄목으로 고소를 당한 상태. 하지만 그 역시 목사직에서 면직 당하지 않아 처벌 받은 후 다시 목사를 할 수도 있다. 거기서 한 술 더 떠서 그런 김 목사를 방치했던 그의 아버지 담임목사인 또 다른 김 목사. 퇴진 집회를 벌이는 신도들은 물러나라 하지만, 교회 측 신도들은 문자메세지를 내세워 단지 나이 차이 나는 연애라 주장하며 그루밍 성폭력을 부인하며 아버지인 목사의 사임을 반대한다. 당연히 담임 목사는 끝까지 교회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용서하고 사과하면 품어주는 교회 카르텔 

현재 교회법에 따르면 이단을 주장하거나, 불법적으로 교목 활동을 하지 않는 한 면직되지 않는다. 일반 직장들이 금고 이상의 형벌을 받았을 때 면직시키는 방침과는 다르다. 그러기에 중범죄로 징역을 살아도 목사직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중대한 사안이라면 목사들의 모임인 노회에서 재판을 거쳐 면직될 수 있다. 하지만, 목회자 성범죄 중 면직된 사례는 단지 5건에 불과하다.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나는 폭로한다, 교회 성폭력’ 편

2004년 상습적 성추행으로 교인들이 목사 면직 청원서를 제출하여 교회를 떠나게 된 전모 목사.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 홍대 지역에서 개척 교회를 이끌고 있음이 밝혀졌다. 2012년부터 7년째 목회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 반발이 거세지자 대한예수교 장로회 측은 목회에 지장 없는 형식적인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을 뿐이다. 그러자 성추행 위로금으로 지불했던 돈에 대해 반환소송까지 벌였다. 

물론 반대 사례도 있다. 한신대학교 대학원 교수로, 혼자 자던 여학생을 성폭행한 박 모 교수에 대해 학교 측은 진상조사를 거쳐 징계위원회에서 파면을 결정했고, 노회는 면직을 결정했다. 재판으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먼저 목사직을 면직시킨 상징적이고 이례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문제를 일으키면 다른 곳에서 가서 목회를 하고, 심지어 이 교단에서 면직당하면 다른 교단으로 옮겨 다시 목사가 되기도 하는 현실, 교단의 수가 너무도 많은 상황이 이러한 목회자의 부도덕한 조건을 방기한다. 

그와 함께 잘못을 저질렀어도 진심으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사랑으로 품어주어야 한다는 이른바 ‘기독교적 온정주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온정주의의 이면에는 ‘목사는 목사편’이라는 교회 카르텔이 존재한다. 

송원영 건양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이러한 용이한 사과와 용서의 온정주의가 오히려 성범죄자를 방조하고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권위적으로 다가가 지속적으로 오랜 기간 피해자를 괴롭히는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 그에 대한 쉬운 용서는 그 자신이 스스로 합리화하는 계기가 되고, 그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범죄는 정교해지고 대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성범죄 등 중범죄에 대한 교단을 초월한 통합적 법안이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교단이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 그래도 범교단적 데이터베이스라도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는 자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무려 900만 명의 가장 많은 신도수를 가지고 있는 기독교는 과연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성범죄 목사들과 관련하여 사회적인 책무를 스스로 짊어질 수 있을까?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톺아보기 http://5252-jh.tistory.com

meditator  5252-jh@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ditator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19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