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박은종, 이하 OBS지부)가 최근 보도국장 인선을 두고 대주주 개입 의혹이 제기된 회사를 비판하며 투명한 인사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사측이 단체협약에 따라 편성·제작·보도국장 중간평가를 즉각 시행하고, 나아가 국장 임면동의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OBS지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이례적으로 추진한 보도국장 외부 공모가 결국 무산됐다. 서류심사와 면접까지 진행했지만 '적임자 없음'으로 결론짓고 내부 인사를 보도국장으로 임명했다"며 "하지만 공모 과정에서 대주주 개입 의혹이 불거지며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되었고, 공모 무산이 '대주주 개입 의혹 제기에 OBS 측이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OBS지부는 "결국 이번 공모는 OBS의 매체 신뢰도와 대외 이미지에 큰 상처와 함께 무성한 의혹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며 "조합은 공모 전에 이미 우려를 전달했다. 그럼에도 공모를 밀어붙인 박성희 사장은 어떤 변명으로도 이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OBS 사옥 (사진=OBS)

OBS는 지난달 24일 방송본부장과 보도국장을 공개모집한다고 밝혔으나 이례적인 보도국장 공모가 OBS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의 개입 결과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사장은 애초 내부 인사인 A씨를 신임 보도국장에 임명하려 했으나 백 회장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의혹이다. (관련기사▶OBS가 보도국장 공개 모집에 나선 이유)

OBS지부는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투명한 인사원칙 구축, 즉 외압에 의한 인사 개입 의혹 등을 차단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OBS지부는 국장 중간평가제 시행과 임면동의제 도입을 사측에 요구했다. 편성·제작·보도국장 중간평가의 경우 이미 체결된 단협에 따라 시행하면 될 일이고, 인사 논란을 원천 배제할 수 있는 국장 임면동의제까지 도입한다면 향후 OBS에서 방송 외압이나 인사 개입 시도는 시스템적으로 걸러질 것이라는 게 OBS지부의 입장이다.

OBS지부는 "보도를 하는 방송사로서 최고의 가치는 신뢰"라며 박 사장 취임 이후 프로그램 재송신료(CPS) 계약 등 사장의 경영성과가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OBS가 시청자들에게 '대주주 지배 개입' 의혹이 아닌 '공정방송 OBS'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OBS지부는 최근 백 회장의 회사인 영안모자에 OBS간부들이 견학을 간 사실에 대해 "아무리 진정성이 있다 해도 온전히 내부의 결정이 아닐거라는 의혹은 당연한 것"이라며 "박성희 사장은 OBS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비판했다. OBS 팀·국장 간부들은 지난 4일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직후 영안모자 역사기록실을 견학하고, 백 회장을 만났다. (관련기사▶OBS 팀·국장의 대주주 역사기록실 견학, 문제 없나)

OBS지부는 "대내외적으로 대주주의 경영과 인사권 개입에 대한 의혹의 시선은 여전하다. 언론사 사장으로서 대주주의 과도한 경영 개입에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며 "사장이 책임경영을 실현하고 앞장서서 공정방송을 얘기할 때 조합은 물론 OBS 전 구성원은 그 옆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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