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성희롱 발언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내놓았으나, 야권에서는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징계요구안을 제출하는 등 안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안상수 대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 20명은 27일 안상수 대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자연산 발언은) 성 상품화를 빗댄 성희롱 발언이자 명백한 여성 비하 발언"이라며 "국회법 제25조(품위유지 의무), 국회의원 윤리강령 제1호 및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 제2조(품위유지)를 현저하게 위반하여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는 물론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각하게 실추시켰기에 (안 대표를) 엄중히 징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표는 27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연결에서 "사과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라며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한나라당을 위해서도 그렇고, 정국 국면 전환을 위해서도 안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직을 내놓는 것이 맞다"고 촉구했다.

이어 "한나라당에서는 이런 발언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강재섭 전 대표가 강안남자 발언을 했었고, 대통령께서도 후보시절에 마사지걸 발언을 했고, 정몽준 전 대표도 마찬가지로 여기자 성희롱 사건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여성 비하 홍보 동영상 사건, 강용석 의원 사건, 기타 등등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한나라당 대표가 대를 이어가면서 성희롱을 계속하는 그런 전통을 보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빨리 그만두고 다시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오히려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그런 허수아비 대표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의 '대안부재론'에 대해서는 "170명 중에 쓸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걸 스스로 자인하는 꼴 아니겠느냐"며 "한나라당도 한심하지만 그런 여당을 두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이 참 안타깝고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민본 21 간사)은 "개인적인 실수였다"며 "본인의 실언으로 사퇴한다면 당의 조직체계가 상당히 위태롭게 될 수 있다"고 사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27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재보선이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다시 전당대회를 열어서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당내 조직력이 엄청나게 위험해질 수 있다. (당장은)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 대표의 거취 문제는 재보선의 결과로서 그때 논의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사실 민주당 박지원 대표같은 경우도 얼마나 많은 실언이 있었느냐. 그때마다 한나라당이 상대방 대표에 대해 사퇴하라, 그걸 또 국민적 여론으로 형성시켜 경쟁을 일삼는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며 "사과를 통해서 다시 심기일전해 보겠다는 (안 대표의) 진정성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과 야당에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안부재론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말씀드린다"며 "대안이 없다기 보다는 2012년도에 있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당의 역학적인 구도가 결코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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