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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쳐블' 류현진 시즌 8승, 1.48 방어율로 증명한 막강 존재감[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9.05.31 16:47

류현진이 오늘 경기에서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5월 한 달 동안 완벽한 투구로 메이저 유일의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되었다. 160km를 훌쩍 넘긴 스피드 경쟁이 치열한 메이저리그에서 140km 중 후반대의 직구 구속을 가진 류현진의 가치는 중요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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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서 절대무적인 류현진은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조금은 흔들릴 수도 있는 시점이 온 것은 분명하다. 다른 경쟁자들이 이번 주 등판에서 모두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지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시즌 내내 동일한 수준의 빼어난 투구를 할 수는 없다.

안타를 맞아도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들을 잡아내며 실점을 하지 않는 모습에서 류현진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투수도 매번 노히트나 퍼펙트 경기를 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진짜 위대한 투수는 그런 위기 상황을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이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류현진은 메츠와 다저스 홈에서 가진 경기에서 시작부터 좋았다. 첫 타자를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하고 2번 데이비스는 공 한 개로 아웃 카운트를 올리더니, 마이클 콘포토는 파울 팁 삼진으로 잡으며 1회를 마쳤다. 문제는 2회였다. 첫 타자인 알론소는 삼진으로 잡았지만 프레이저를 볼넷으로 내주고 말았다.

프레이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한 것이다. 이 볼넷은 20일 신시내티 레즈 전 1회 이후 14이닝 만에 내준 것이었다. 짠물 투구로 볼넷을 주느니 홈런을 맞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류현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볼넷을 내주고 싶지 않다고 내주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다고 모두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한다. 160km를 훌쩍 넘는 공을 던져도 단조로운 투구를 하는 투수는 난타를 당한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강속구는 두려운 구종이 아니다. 그런 강력한 힘과 기교를 가진 메이저 타자들을 잡기 위해서는 '핀 포인트' 제구력이 있어야만 한다.

류현진은 자신이 가진 다섯 가지 구종으로 4개의 코너에 모두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안다. 이는 엄청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다양한 구질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상대 타자들로서는 두려울 수밖에 없다. 치지 않으면 삼진을 당할 수밖에 없다.

쳐야 하는데 정교한 제구력으로 생각지도 못한 구질의 공을 던지니 방망이로 공을 맞추는 것조차 어렵다. 그게 류현진의 힘이고, 역대급 투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통 한 타석이 지나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면 타자들은 투수들을 공략한다. 실제 공을 보고 어떤 패턴으로 공을 던지는지 파악하게 되면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맞대결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류현진이 올 시즌 들어 더욱 언터처블이 된 이유는 그런 수 싸움에서 완벽하게 타자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앞서 제압하는 능력. 이는 정확한 제구력이 동반되기 때문에 가능한 승부다. 메츠와 오늘 경기에서도 그랬다. 

2회 볼넷 후 고메스에게 안타까지 맞으며 1사 1, 2루 상황까지 몰렸지만 에체베리아를 뜬공으로 잡고 니도는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위기는 존재하지만 이를 실점으로 이어가지 않도록 한다는 것은 선발투수로서 가치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큰 위기 없이 이닝을 정리하고 있던 류현진에게 다시 위기는 7회 찾아왔다. 첫 타자인 알론소에게 2루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후반 노아웃 상황에서 첫 타자가 2루타로 진루했다. 안타 하나면 득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저스가 점수를 많이 냈다면 이는 위기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상황은 1-0으로 다저스가 앞선 상태였다.

주자를 등 뒤에 둔 채 류현진은 서두르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었던 프레이저를 투수 땅볼로 잡아냈다. 프레이저와 승부가 중요했다. 흔들려 추가 볼넷을 내주거나 안타를 맞았다면 경기 승패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에체베리아와 승부도 풀카운트까지 가며 힘들게 풀어냈지만 오늘 가장 빠른 148km 빠른 공으로 2루 땅볼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이날 득점권에서 메츠 타선을 4타수 무안타로 막아내며 시즌 득점권 피안타율은 무려 0.049(41타수 2안타)로 만들었다.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불안한 다저스 불펜으로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사 뒤 대타 윌슨 라모스에게 빗맞은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내주며 다시 위기를 맞는 듯했다. 후속타자인 로사리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병살로 마무리가 되지 못했다. 

투구수가 늘어나자 벤치는 즉시 마운드를 찾았고, 마무리 얀선으로 교체됐다. 4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고 얀선은 마무리에 성공했다. 불안한 불펜으로 역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던 다저스는 다시 한번 류현진이 효과적으로 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주며 팀 승리로 이끌었다.

류현진이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해 시즌 8승째를 챙긴 뒤 인터뷰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류현진은 선발투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가치를 보여주었다. 긴 이닝을 던졌고,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투수에게 바랄 수 있는 모든 것을 류현진은 해줬다. 7⅔이닝 동안 106개의 공으로 4안타, 7탈삼진, 1 볼넷으로 무실점 역투했다.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1.48로 낮췄다.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투수는 류현진뿐이다. 류현진은 5월 6경기에서 45⅔이닝을 소화하며 3점만 내줘 평균자책점은 0.59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오늘 경기 승리로 다저스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다저스 시즌 시작 후 11경기 기준 구단 역사상 3번째로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972년 돈 서턴(1.25), 1968년 돈 드라이스데일(1.47)만이 류현진보다 좋은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1963년의 샌디 쿠팩스(1.49)와 2016년의 클레이턴 커쇼(1.56)도 2019년의 류현진을 넘어서지 못했다. 

류현진은 여기에 기록을 추가했다. 2010년 우발도 히메네스(당시 콜로라도 로키스, 개막 후 12경기 연속) 이후 9년 만에 시즌 개막과 동시에 11경기를 연속해서 2 자책점 이하로 막은 투수로 기록됐다.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2 실점 아래로 경기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류현진이 만들어낸 기록은 대단함 그 이상이다.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시즌 8승을 올린 류현진이 현재와 같은 페이스를 꾸준하게 이어준다면 시즌 20승도 불가능하지 않는다. 한국인 최초 사이영 상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는 2019 시즌이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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