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MBC <나 혼자 산다>(<나혼산>)에는 최근 레트로 감성이 돋보이는 두 번째 정규앨범 '전설'을 발표하며 타이틀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등으로 인기몰이 중인 밴드 '잔나비'의 리더 겸 보컬 최정훈이 출연해 짠내 나는 일상을 공개, 화제를 모았다.

5년 째 집도 없이 작업실에서 생활하는 최정훈의 하루는 보는 이들을 절로 안타깝게 했다. 주거공간으로도 사용하는 작업실에는 욕실이 없어, 씻기 위해 헬스클럽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헬스클럽 화장실에서도 더운 물이 나오지 않아 찬물로 겨우 샤워를 했다. 그리고 머리는 작업실 싱크대에서 감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뿐만 아니라 햇살이 들지 않는 작업실 벽 곳곳에는 곰팡이, 송송 뚫린 구멍까지 보였고, 비가 오면 천장이 새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잔나비가 아니라 짠나비~"

박나래의 탄식과 측은함이 절로 나오는 짠한 일상이지만, 그럼에도 잔나비 최정훈의 삶은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사실 최정훈 포함 잔나비 멤버들은 분당 출신으로 '분당금수저'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음악 활동에 있어서 부모의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사는 듯하다.

2014년 데뷔 이래 여러 드라마의 OST 작업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밴드 활동을 이어왔지만, 퀄리티 높은 음반을 만들겠다는 집념 하에 지금까지 딱 2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잔나비에게선 요즘 한국 사회에서 보기 힘든 장인정신까지 엿보인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원래 스마트폰을 사용했지만 스마트폰 중독으로 곡 작업에 어려움을 겪어 2G폰을 사용한다는 최정훈은 자기 전 곡 가사를 쓰기 위해 시집을 읽었다. 최근 잔나비의 노래에 매료된 이는 잔나비의 노래가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연상케 한다고 하는데, 멋진 가사를 쓰기 위해 시집까지 읽는 최정훈의 노력의 결실이 아니었을까.

비록 지금은 짠내 나는 궁핍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오직 좋은 음악과 작품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잔나비는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안타까움을 절로 부르는 일상이라고 할지라도, 사람들의 가슴에 길이 남는 명반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목표의식이 있는 잔나비의 인생은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잔나비의 음악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잔나비 최정훈만의 음악세계를 마음껏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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