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11일 ‘진실을 수호한 언론인’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필리핀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언론사 ‘래플러’의 편집인 마리아 레사, 편집국 총격 사건으로 숨진 ‘캐피털 가제트’의 기자 5명,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던 중 체포돼 수감된 로이터 통신의 와 론·초 소에 우 기자 등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인 카슈끄지는 자국 왕세자를 비판해온 반체제 인물이다. 오사마 빈 라덴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지난해부터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언론인들. 왼쪽 위부터 시게방향으로 사우디 정권에 의해 살해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미국 메릴랜드주 지역신문 '캐피털 가제트' 기자들, 필리핀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탄압받는 마리아 레사, 로힝야족 학살 사건 취재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로이터통신 기자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2일 카슈끄지는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됐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의 사망을 부인하다가 같은 달 20일 사망을 공식 인정했다. 카슈끄지 피살의 배후로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아 레사는 필리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온라인 매체 래플러의 설립자 겸 편집인이다. CNN 동남아 지국장 출신인 마리아 레사는 2012년 래플러를 설립했다. 레플러는 미국국제언론인센터 국제 저널리즘 훈장, 세계신문협회 자유황금펜 상, 인권언론상 영어 멀티미디어 부문 대상 등을 수상받은 바 있다. 래플러는 필리핀 두테르테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고, 정부는 올해 1월 래플러의 법인 등록을 취소하는 등 노골적인 언론 탄압에 나섰다.

캐피털 가제트 총격 사건은 2011년 자신과 관련된 보도에 불만을 품은 범인이 올해 6월 편집국에 총을 난사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언론인 5명이 숨졌다. CNN은 이 사건을 ‘9·11 이후 언론인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로이터 통신 소속 와 론, 초 소에 우 기자는 지난해 12월 미얀마 로힝야족 집단학살 사건을 취재하던 중 관련 기밀문서를 부정하게 입수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재판 과정에서 미얀마 정부의 함정수사가 있었다는 경찰관의 폭로가 나왔으나 법원은 이를 무시하고 징역 7년 형을 선고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가 이 판결을 옹호해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현재 미얀마 현지 기자와 활동가, 국제 사회는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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