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세계공영방송총회(PBI)에서 "정보의 홍수는 급기야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허위조작 정보의 온상으로 작용하기에 이르렀다"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강조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는 BBC, NHK, KBS 등 세계공영방송들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활로를 모색하는 2018 세계공영방송총회(PBI)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환영사에서 "20세기 기술발달과 함께 신문의 위상을 방송이 잠식했다. 그러나 21세기 방송은 중대한 환경변화에 직면했다"며 "방송을 능가하는 파급력을 지닌 디지털 매체들이 속속 생겨났다. 방송은 산업의 위기와 신뢰의 위기라는 치명적 도전을 안팎으로부터 받게 됐다"고 공영방송의 위기를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공영방송총회 개막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이 총리는 "끝없는 기술발전과 정보 욕구에서 영양을 공급받는 정보의 홍수는 급기야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허위조작 정보의 온상으로 작용하기에 이르렀다. 대중매체들은 이제 공정성으로 경쟁하기보다 편향성으로 경쟁하는 경향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을 완화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은 공영방송"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공영방송을 정부의 추락하는 신뢰를 회복할 '중심추', 매체들의 심화된 편향을 수렴할 '균형자', 불확실한 미래의 방향을 제안하는 '나침반'이라고 비유했다. 이 총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공영방송이 중심추와 나침반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계공영방송총회에 참석한 토니홀 BBC 사장 역시 공영방송이 '가짜뉴스'로 무너진 정보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가짜뉴스' 문제는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토니홀 BBC 사장은 최근 유럽방송기구 의장으로 선임됐다.

토니홀 사장은 "이제 시청자들은 훨씬 다양한 곳에서 뉴스를 얻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접하기는 어렵다"며 "이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진실을 얻을 수 없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공영방송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 어렵지만, 왜 이 시기가 공영방송에 큰 기회를 주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공공서비스미디어는 가짜뉴스가 판치는 시절의 신뢰회복 수단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가짜뉴스가 판치고 있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믿고 볼 수 있는 공영방송 콘텐츠 개발과 생산은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웅래 위원장은 “미디어 시장의 공정한 경쟁체제 구축과 콘텐츠의 진흥과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면서 “미디어 상호간 비대칭적 규제 해소 역시 시급한 숙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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