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노보가 통일부의 '취재 불허' 결정에 대해 자사의 책임도 묻자 '언론자유 침해와 탈북민 차별을 정당화했다'는 노조 내부 반발이 일었다. 이에 박준동 조선일보 노조위원장은 당장 기자의 이익보다 무엇이 올바른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며 반박했다.

16일 발행된 조선노보는 통일부가 탈북민 출신 김명성 조선일보 기자를 남북고위급회담 취재에서 배제한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언론자유 침해를 비판하면서도, 민감한 대외관계에서는 언론도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치부 소속 조선일보 노동조합원 일동의 반발이 일었다. 이들은 입장문을 내어 조선노보가 정부의 언론자유 침해와 탈북민 차별을 두둔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하면서도 조합원 권익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 조합 의견 수렴 없이 특정인의 정치적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조 집행부에 노보 발행 경위를 공개하고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이 언급한 '특정인'은 노보 발행인이자 편집인인 박준동 노조위원장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17일 노보를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노보가 언론자유 침해와 탈북민 차별을 정당화했다는 정치부 노조원들의 주장은 오해일 뿐"이라며 "본사의 조치와 통일부 기자단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해서 정부의 편을 든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단순화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언론 자유에는 신중하게 행동할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당장은 조건적인 언론 자유를 주장하는 것이 이익인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취재 불허'라는 정부 조치가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북한과 협상해야 하는 정부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붉은 옷에 발작하는 환자를 취재하면서 붉은 옷을 입고 간다면 의사가 미리 말리기 마련"이라며 "김명성 조합원이나 탈북민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문제다. 북한 체제를 정당화하는 내제적 접근과 역지사지는 다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조합원 의견 수렴 없이 노조위원장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노보에 담은 것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노보는 조합원들의 위임을 받아 위원장이 편집인으로서 책임을 지고 만든다"며 "조합원들의 견해를 존중하고 어떤 의견도 반영하지만 일치된 입장만 노보에 실릴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해서 양심에 반해 무리한 주장을 할 수는 없다"며 "무엇이 기자들에게 당장 이익인가보다 무엇이 올바른가를 따져야 한다. 본지가 늘 강조하던 국익은 제쳐두고 기자들의 권리만 주장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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