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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는 본질” 평양시민 향해 허리 굽혀 인사한 문 대통령[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8.09.18 13:40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다. 4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후 불과 다섯 달이 지나기도 않았는데 벌써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18일 아침 성남 공항을 떠난 문재인 대통령은 10분 남짓 일찍 평양공항에 도착했다. 출발이 10분 늦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서해 우회 항로가 상당히 좁혀졌을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평양 순안공항에는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나와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첫 만남이 아닌 만큼 네 사람의 재회에는 반가움과 살가움이 묻어났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1년 만에 남북의 두 정상은 평양공항에서 다시 따뜻하게 포옹했다. 아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두 정상의 포옹에서 떠올렸을 장면이다.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마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옹하는 장면이 이날 서울 중구 DDP 메인프레스센터에 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의장대 사열과 분열을 마친 두 정상은 환영 나온 평양시민들을 지났다. 언제나 그랬듯이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시민에게 다가가 악수를 했다. 그렇게 평양시민들의 환영 인파가 끝나는 지점에 선 문재인 대통령은 손을 들어 답례를 하다가 자세를 바꿔 허리를 굽혔다. 환영해준 평양시민에게 인사를 한 것이다. 

11년 만의 평양공항 만남 그 자체가 감동적이고 매 순간이 그럴 수밖에 없지만, 그 행사를 아름답게 마무리한 장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문재인 대통령은 허리를 굽혔다. 아마도 환영해준 평양시민들에 대한 진심을 담은 인사였을 것이다. “태도는 본질”이라는 말의 실천이었다. 평양시민들의 문화충격이 꽤나 컸을 장면일 것이다. 

최근의 북한엔 휴대폰 보급이 늘어 과거와 달리 소식의 전달이 빠르고 광범위하다고 알려졌다. 남한의 정상이 시민들을 향해 정중히 허리 굽혀 인사를 한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척 궁금한 것이다.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 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환영나온 평양 시민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동대문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 생중계 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모습은 아마도 평양시내에서도 또 보였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평양공항 환영식과는 달리 평양 시내를 지나는 모습은 생중계가 되지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에 도착한 장면을 보면 무개차에 두 정상이 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양 시내에서 시민들과의 접촉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에 큰 변화를 보였었다. 북한 주민들이나 인민군들을 방문할 때에 과거와 달리 거리를 없앤 것이다.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의 일상이 된 파격의 영향이라고 짐작할 수 있는 변화였다.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 날인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는 장면이 이날 서울 중구 DDP 메인프레스센터에 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을 영접하는 북한의 준비와 변화도 만만치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수많은 시민들 뒤로 펼쳐진 현수막부터 예전과 확연히 달랐다. 현수막의 내용은 의례적이라 할지라도 지금까지 북한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 변화는 현수막에 사용된 색채였다. 붉은 바탕에 노란 글씨의 전형을 벗어나 파란 바탕에 흰 글씨로 분위기를 일신했다. 파란색이 문재인 대통령의 상징색이라는 것을 배려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다지 길지 않았던 평양공항 환영식이었지만 숱한 파격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파격 중 최고의 파격은 바로 평양 환영식을 포함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 2박3일 동안 중요한 부분에 대한 생중계 허용이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평양 환영식도 그래서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이런 모든 놀라운 변화는 달라진 남북관계를 말해준다. 평화와 번영이라는 남북의 공동 목표가 절실한 만큼 그 과정은 길고 험난할 것이다. 그 먼 길을 돌아서지 않고 끝내 도착할 힘은 이런 변화들이 쌓여 생길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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