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노회찬 의원을 향해 '아내 운전기사가 있으면 재벌 아닌가', '가증스럽다'. '정의의 사도인 척 코스프레만 하고, 자기들도 똑같으면서'라고 비난한 매체가 있다. 조선일보는 21일 이 같은 글을 지면에 올리며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이에 대해 “사실관계도 틀렸고 기자의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조선일보는 B02면에 [Why] 노동자 대변한다면서 아내의 운전기사는 웬일인가요라고 보도를 했다. 해당 기사 도입부에는 "집안에 아내 전용 운전기사가 있을 정도면 재벌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노동자를 대변한다?", "가증스럽다. 정의의 사도인 척 코스프레만 하고, 자기들도 똑같으면서"라는 대목이 있었다.

조선일보 7월 21일자 [Why] 노동자 대변한다면서 아내의 운전기사는 웬일인가요 보도

또한 ‘지지자들이 배신감에 휩싸였다’, ‘아내의 운전기사를 통해 (30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적시했다. 기자는 “아내 운전기사까지 둔 원내대표의 당이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며 “정의당이라는 당명은 과연 이 상황에 어울릴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원색적 비난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기자가 인터넷 댓글을 긁어왔는지, 실제 지지자에게 들은 말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부정적 반응만을 기사 서두에 달아 “지지자들이 큰 배신감에 휩싸였다”는 기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금품 수수와는 상관이 없는 “아내의 운전기사”를 운운하며 노회찬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김종철 노회찬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은 해당 기사가 오보라고 강조했다. 김종철 비서실장은 2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기자와 통화를 했다”면서 “노 의원 부인은 전용 운전기사가 없고, 2016년 선거기간에 후보 부인 수행을 위해 자원봉사로 운전을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랬더니 (해당 기자는)'10일이든, 20일이든 그 기간은 어쨌든 전용기사 아니냐'고 한다”면서 “'돈을 안 준 게 더 문제 아니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면서 돈을 줬든 안 줬든 전용기사라고 우긴다”고 전했다.

김종철 비서실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위)과 김종철 비서실장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기사의 댓글(아래) (페이스북, 네이버 뉴스 화면 캡쳐)

김종철 비서실장의 말에 따르면 해당 기사에 지적한 ‘노 의원 부인 전용 운전기사’는 자원봉사자였다. 또 자원봉사자에 월급을 주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며, 조선일보의 기자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종철 비서실장은 “조용히 문제제기하고 해당 부분만 수정하려고 했으나 언론중재위든 뭐든 조치를 취해봐야겠다”며 “생각나는 대로 막 쓰는 게 기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하겠다”고 글을 끝맺었다.

해당 기사에 대한 언론계의 지적도 있었다. 권영철 CBS 대기자는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일보의 기사를 언급했다. 권영철 대기자는 “한 가지만 딱 전하고 싶은데 사실은 사망하기 전날 조선일보가 보도한 게 있다”면서 “사실은 선거 시기에 자원봉사자가 노회찬 부인의 자원봉사 운전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원봉사자를)전용기사고 재벌이고 이렇게 공격한 것도 있다”면서 “명백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권영철 대기자는 “이런 잘못된 보도들이 마음의 부담을 얼마나 가중시켰겠냐”면서 “그걸 견디지 못한 것. 정말 참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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