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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출연해 대성통곡한 블랙핑크 제니, 그 모습 봤다면 입덕 확실시[미디어비평]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바람나그네 | 승인 2018.07.17 11:12

용감했다. 하지만 그녀는 속았다. 속아 공포를 느끼고 울며불며 좌절하기도 하고, 이어 속인 사람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모습에선 소녀의 순수함이 떠나지 않았다.

당당히 내가 앞서서 간다고 해놓고 몰려오는 공포에 곧바로 두부 심장이 되어 멘탈이 깨지는 모습에 뒤를 따른 이광수는 어이없을 만했다. 그 또한 <런닝맨> 공식 겁쟁이였으니. 어떻게 보호해주지 못하는 상황 또한 애처롭고, 그 모습은 시청자에게도 전해졌지만 애처로움을 넘어 폭소케 한 장면으로 남았다.

블랙핑크 제니는 고급스러운 섹시미를 가졌다 평가를 받고 있었다. 걸그룹 활동을 시작함과 동시에 그러한 이미지로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무대를 사로잡는 카리스마 또한 대단하고, 예능 출연도 가끔 했지만 많은 것을 보여주기란 힘들었다. 그래서 그녀를 알 길이 없었으나, <런닝맨>에 두 번째 출연하며 많은 부분을 보여줬고 팬은 엄청나게 늘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내 마음을 잡아줘’ 편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입덕(어떤 분야에 푹 빠져 마니아가 되기 시작했다는 뜻)을 안 했다면 그건 비정상일 정도로 완전한 스토리를 제공했으니 이런 말도 할 수 있는 것. 적어도 그 방송, 아니 호러룸을 선택하고 나오는 과정까지 빠짐없이 봤다면 그녀의 모습은 사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못 된 어른이라 불릴 만한 하하와 걸그룹 선배인 시스타 보라에 속아 ‘호러룸’을 선택한 제니.

‘무섭지 않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자신만 믿으라는 허세를 보인 제니는 스스로 길을 앞장섰다. 우주 겁쟁이 이광수가 기댈 만한 용감함이었지만 1분도 안 돼 멘탈이 두부처럼 팍삭 깨져버린 이후는 대성통곡의 무대였다.

빨리 와서 무섭다는 말을 시작으로 어느 장소에서 누가 나와 무섭게 할 것이라며, 걱정의 대성통곡을 하고, 세트가 흔들릴 거라며 울음을 멈추지 않고, 혼잣말로 ‘어디야? 누구야?’라며 견제하는 모습은 웃음이 절로 나는 장면들이었다.

당당히 리드를 할 것 같았지만 졸지에 우주 겁쟁이 이광수 겨드랑이 믿을 파고드는 그녀의 모습은 배를 쥐게 하는 웃음을 유발했다. ‘빨리 가 빨리 빨리 빨리 빨리’를 주문처럼 외우고 철석같이 놀라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원망스러운 말을 쏟아낸 장면들에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모든 멘털이 팍삭 깨져 겨우 나왔건만 ‘정말 죄송한데 패배하셨습니다’란 PD의 말에, 세상 서러운 듯 ‘알아요~~’라고 하는 장면은 귀여움의 절정.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내 마음을 잡아줘’ 편

‘많이 무서웠지?’라며 걱정 어린 말을 한 유재석의 말에 다시 서러움이 터지는 제니는 ‘네에에에’라고 말해 또 한번 귀여움의 방점을 찍었다.

멘탈이 나가 뭔지 구분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이광수에게 방언 터지듯 말을 놓는 장면 또한 포복절도케 한 장면.

일반적으로 이미지가 중요한 걸그룹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나 그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상 서러운 듯 울었다. 그 모습에 시청자가 마음을 열지 않을 리는 없을 터. 방송이 끝난 이후 귀엽다는 반응은 폭발할 정도였다.

<런닝맨> 고정 최강 꽝손이라 불리는 이광수를 넘어서는 꽝손을 보인 제니는 하나부터 열까지 최적화된 웃음을 보여줬다.

그녀의 울음을 보며 단순히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눈물을 흘린 것은 아니다. 매 순간 반전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매 순간 귀여움을 잊지 않게 한 능력. 세상 서러운 듯 울다가 또 세상 해맑게 웃는 모습은 순수한 어린 소녀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결혼을 해 자신의 아이를 보고 느끼는 감정. 결혼을 하지 않아도 어린 조카의 해맑은 모습을 봤다면 제니의 귀여움은 설명이 될 것이다. 누가 그런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있겠나? 방송을 봤다면 해맑은 제니에게 빠져들어 블랙핑크에 입덕이라는 것을 하게 될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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