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계 프리랜서·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4일 오후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는 국회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위원장 선출과 함께 향후 사업계획 등을 발표했다.

김두영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위원장(미디어스)

김두영(발전차 스태프) 준비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사무국장은 곽헌상 씨가 맡게됐다. 김두영 위원장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몇몇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20시간 가까이 제대로 앉지도 못하며 졸린 눈을 비비는 방송 스태프들의 관심과 열의가 모여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연대 발언에 나선 김진규 희망연대 공동위원장은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다”며 “그간 방송제작 현장은 노동자가 착취당하기 쉬운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고 바꾸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오늘 지부를 설립한 것이 절반의 성공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김진규 위원장은 “다 같이 투쟁해 나가면 곧 방송제작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대발언에 나서는 김진규 희망연대 공동위원장과 오정훈 언론노조 부위원장(미디어스)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언론노조에 대해 불신과 오해가 있는걸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길은 한가지, 같은 언론 노동자로 권리와 인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언론노조는 방송제작 현장에서 근로시간 단축 적용을 위한 산별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산별교섭의 틀 안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성주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그동안 시청자 단체 일을 오래 했다”며 “그동안 방송에 문제가 발생하면 방송사가 외주 제작사나 독립 PD에 책임 묻는 것을 봐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을 모르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최성주 대표는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주 언론연대 대표와 김혜진 방송계갑질119 스태프(미디어스)

방송계 비정규직·프리랜서의 소통창구가 되어 온 방송계갑질 119도 창립총회에 참석했다. 김혜진 방송계갑질 119 스텝은 “방송스태프지부가 만들어진다고 하니 기쁘고 잠도 오지 않았다”며 “체화된 무기력과 관행을 바꾸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계 문제의 해결은 법률적 방법뿐만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되어야 해결할 수 있다”며 “방송스태프지부 출범을 계기로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창립총회, 주최측의 요구로 운영진을 제외한 조합원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했다 (미디어스)

희망연대 방송스태프지부는 ▲방송제작 종사자의 노조 가입 권유 활동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집중 관리 제작현장 선정 및 조직사업 돌입 ▲9월 출범식 전까지 노동조합 체계 정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방송스태프지부는 “방송스태프들은 방송제작 현장의 불합리한 계약 관행과 비인간적인 시스템으로 인해 열정을 소진 당한 채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제는 최소한의 인간 존엄과 노동자의 기본적인 인권이 존중되는 현장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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