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머니투데이 그룹의 민영통신사 뉴시스가 뉴시스 경기남부취재본부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뉴시스는 26일 경기남부본부에 내용증명을 보내 “즉시 계약을 해지한다”며 “26일 자정부터 경기남부본부 기자의 CMS와 이메일 계정을 차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본사가 경기남부본부에 보낸 내용증명 중 일부

뉴시스 본사는 내용증명에서 “김경호 경기남부본부 기자가 페이스북에 뉴시스와 머니투데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며 “이로 인해 명예가 심각히 실추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뉴시스는 경기남부본부의 행위를 더 좌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며 “즉시 계약해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본사는 “계약해지의 후속 조치로 26일 자정부터 경기남부본부 소속 기자 전원의 CMS(기사 작성 프로그램)와 이메일 계정을 차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본사와 뉴시스 경기남부본부는 취재 자율성 보장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경기남부본부는 경기도 공항버스에 대해 취재했다. 경기도가 한정면허로 운영되고 있던 공항버스를 시외버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점이 있었고 시민의 불편함이 가중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뉴시스 본사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기사”라는 이유로 해당 기사를 출고시키지 않았다.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가 재선 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경기도 정책 비판 기사는 출고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경기남부본부 기자들은 뉴시스 본사를 찾아가 항의를 하고 사내 게시판에 비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뉴시스는 이러한 점을 문제 삼아 15일 경기남부본부에 “사내 게시판 글 삭제”·“편집국 항의방문 기자 징계 조치”·“대표자의 공식 사과”등을 요구하며 불이행 시 계약해지를 할 수 있다고 겁박했다. 경기남부본부는 이에 대응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다.

뉴시스 로고(뉴시스)

26일 뉴시스가 경기남부본부에 계약해지 통보하면서 둘 사이의 갈등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뉴시스 정문재 경영기획실장은 26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통보하는 순간 효력이 미치는 것”이라며 “계약 의무 이행을 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그쪽에서 이행하지 않아서 불가피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남부본부가 맡고 있던 취재 지역을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는 “차질이 없도록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본부 측은 머니투데이 그룹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경호 경기남부본부 국장은 “26일 오전 10시 머니투데이 홍정호 이사가 뉴시스 본사 데스크와 회의를 진행했다”며 “명백하게 회사가 다른데도 뉴시스는 머니투데이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고 제기했다. 이어 “이는 그간 있었던 편집권 침해가 머니투데이에 의해 이뤄진 것을 의미한다”며 “뉴시스 김형기 대표이사는 뉴시스 소속이지만 머니투데이를 위해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호 국장은 “그 책임을 형사적으로 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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