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강정민)가 이른바 '라돈 침대'에 대해 방사선 피폭량이 기준치 이하라는 1차 발표 입장을 번복, 대진침대 7개 모델에서 많게는 기준치의 최대 9배가 넘는 피폭량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15일 원안위의 입장 번복은 호흡기를 통해 노출되는 내부 피폭선량을 피폭량 기준치에 포함시키고, 1차 조사 때 침대 속 커버의 방사선량만을 측정했던 것을 메트리스 전체에 대한 방사선량 측정으로 바로잡은 데 따른 것이다.

원안위의 1차 발표를 전하는 과정에서 내부 피폭선량 결과값을 누락하고, SBS 잘못된 라돈 측정과 과장 보도 탓에 대진침대 경영이 악화됐다고 보도한 조선일보는 "원안위의 오락가락 발표에 소비자 혼란만 가중됐다"고 보도방향을 바꿨다.

조선일보 5월 11일 사회 12면 갈무리

조선일보는 16일 <이제껏 없던 '방사선 기준'만들더니...원안위 "대진침대, 라돈 피폭량 초과">라는 제목의 온라인판 기사에서 "원안위가 대진침대의 방사선 피폭영향이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했다가 일주일도 안 돼 이를 뒤집는 결과를 내놓으며 소비자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앞서 조선일보는 11일 <SBS가 보도한 '라돈침대'...원안위 "피폭량 기준치 이하">라는 제목의 지면 기사에서 "SBS가 정확도가 떨어지는 '라돈 아이'측정기를 잘못된 방법으로 측정하는 바람에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SBS의 보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원안위의 1차 발표 중 외부 피폭선량 측정 결과만을 보도하고 내부 피폭선량에 대한 내용은 누락하며 "기준치의 7분의 1 수준"이라는 원안위 발표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대진침대는 라돈 사태로 인해 회사 존립을 걱정해야 할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덧붙여 SBS의 과장 보도로 인해 대진침대가 경영상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15일 원안위의 입장 번복으로 11일 SBS 보도를 비판한 조선일보 기사의 논리는 맞지 않는 셈이 됐다.

SBS의 '라돈침대'관련 내용을 단독 보도한 강청완 기자는 14일 취재파일을 통해 조선일보의 11일자 기사에 유감을 표명했다.

강 기자는 "조선일보는 '피폭량을 측정한 결과 연간 최대 0.15mSv'가 나왔으며 이는 '연간 1mSv인 기준치의 7분 1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피부를 통한 외부 피폭선량만 반영한 수치"라며 "정작 원안위가 외부 피폭선량과 함께 발표한 내부 피폭선량(0.5mSv)에 대한 정보는 기사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 기자는 "이날 발표에서 정작 중요한 팩트는 '내부피폭이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원안위가 스스로 밝혔듯 '침대에 의한 추가 피폭과, 그로 인한 인체 영향이 확인됐다'는 사실"이라며 "이 피폭은 원안위 표현을 빌면 '불필요한 피폭'이다. 내부피폭에 대한 기준이 현재로선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안위가 일상생활용품에 대한 모나자이트 사용 제한 등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측정방법이 잘못됐다는 조선일보의 지적에 대해 강 기자는 "역시 오해의 산물"이라며 "최종적으로 보도한 620 Bq/㎥라는 침대의 라돈 수치는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의 챔버 실험을 통한 정밀 측정 수치다. 연세대 라돈안전센터는 현재 환경부 의뢰로 정부의 라돈 관련 조사용역도 실시하고 있는 기관"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강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11일자 기사의 제목을 최초 가판에 <SBS가 법석 떤 '라돈침대'...원안위 "피폭량 기준치 이하">라고 했다가 <SBS가 보도한 '라돈침대'...원안위 "피폭량 기준치 이하">라고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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