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가 지난 4일 '평양지국 개설준비위원회'를 만들었다. 정일용 연합뉴스 평양지국 준비위원장은 "우리는 북측에 가서 취재를 할 수가 없다. 만약 취재를 해 이게 사실이고, 이게 아니구나 하는 확신이 있다면 사실을 제대로 쓸 것"이라며 북한과 관련한 한국 언론의 오보를 지적하고 남북 당국에 평양지국 설립을 호소했다.

정일용 위원장은 14일 TBS라디오'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여 "(우리는)북쪽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 저희들도 오보를 내기도 한다"며 평양지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사옥(연합뉴스)

정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미국 AP통신, 프랑스 AFP통신, 일본 교토동신, 중국 신화통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북한 매체 보도 내용 또는 외신을 통해서만 북한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직접 취재가 어렵기 때문에 북한 관련 소식에서 오보가 다수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정 위원장은 "'북맹'이라는 말이 있다. 북한에 대해 완전히 눈뜬 봉사 같다는 말"이라며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살아서 나타난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죽었다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1986년 '김일성 총 맞아 피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었고, 2013년 8월에는 현송월 단장 등 북한 유명 예술인 10명이 음란물을 제작해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일성은 1994년에 사망했고, 현송월 단장은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북한 예술단을 이끌고 남한을 방문했다.

정 위원장은 "(북한 관련 소식에 대해)한국에서는 마음대로 쓰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북쪽에서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요구할 수 없어서'라는 말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 위원장은 "여러분들은 북쪽을 칭찬하는 것,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그런 기사를 보거나 들은 적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적 사고방식'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북은 법 규정상 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북에 대한)적대적 감정을 이성으로 극복한다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재를 하고 확신이 있다면 (기자들이)사실을 제대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통일부 등 현 정부에 평양지국 설립을 제안해 두었으며 정부로부터 '검토해 보자'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2000년도 남북정상회담이 있고 나서 노무현 정부까지는 언론 쪽도 상당한 교류가 있었다"면서 "지금 북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할 때 남쪽 기자도 초청을 하지 않았나. 어느 때보다 (평양지국 설립)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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