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EBS <까칠남녀> 출연자였던 은하선 작가(이하 은 작가)가 EBS 측으로부터 하차를 통보받아 논란이 되는 가운데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가 하차 철회를 요구하는 논평을 냈다. 연론연대는 논평을 통해 “인권에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며 “<까칠남녀>는 ‘젠더토크쇼’라는 표방에 맞게 제작될 때에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연대는 “EBS는 은 작가의 하차통보 결정의 근거를 ‘출연진 결격 사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부분이 결격사유가 되는 것인지’, ‘왜 최근에서야 문제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BS <까칠남녀>

이어 “사실상 답변이 가능하지 않았을 거라 판단된다. 성소수자 특집 이후, 일부 개신교 세력과 보수 학부모 단체들은 집단적으로 EBS 사옥 앞과 로비에서 집회를 벌인 바 있다. 은 작가의 하차가 그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짐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은 작가는 지난해 12월 25일 방영된 ‘성소수자 특집’ 방송에서 자신을 '바이섹슈얼(양성애자)'로 소개했다. 은 작가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촬영 2회분만을 남겨두고 하차를 시키겠다는 것은 집회를 하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는 수단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언론연대는 은 작가의 하차가 한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지적했다. 이들은 “EBS <까칠남녀>는 ‘젠더토크쇼’를 표방해 왔다. 그런데 ‘젠더’를 표방하면서 은 작가를 강제하차 시킨 것은 그 자체로 모순돼 있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섹슈얼임을 커밍아웃한 은 작가는 <까칠남녀> 내에서 성소수자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왔던 인물”이라며 “성소수자 혐오 세력의 항의에 타협하듯 하차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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