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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다 흥미진진 ‘나 혼자 산다’ vs 설정 가득한 리얼리티 ‘미운 우리 새끼’[이주의 BEST&WORST] MBC <나 혼자 산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7.12.23 11:16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나 혼자 산다> (12월 22일 방송)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예능에서 출연자들끼리 러브라인을 형성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젠 식상해진 나머지, 설정이라는 의혹과 재미없다는 지적까지 받을 정도다. 그러나 MBC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기안84의 러브라인은 희한하게 호평을 받고 있다.

애초의 러브라인은 기안84의 후배였던 충재와 박나래의 러브라인이었다. 올해 6월 기안84와 함께 조소 작업을 하기 위해 등장했던 후배 충재는 등장과 동시에 박나래의 호감을 얻었다. 그리고 9월, 박나래는 기안84와 충재를 나래바에 초대했고 본격적으로 삼각관계 구도가 만들어졌다. 그 이후 기안84가 끊임없이 미묘한 ‘밀당’ 표현을 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반년에 가까운 시간, 오래 쌓아온 스토리이기에 더욱 자연스럽고 흥미진진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그래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리얼이냐, 설정이냐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이 스토리를 쌓으면서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캐릭터가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능이 아니라 드라마처럼 캐릭터가 구축되었고, 그로 인해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 자기도 모르게 몰입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사실이다.

단체 화보촬영 후 단둘이 장을 보러가고 장을 본 뒤 단둘이 궁합을 보러가는 건 굉장히 인위적인 설정이다. 의도적으로 몰아가는 러브라인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둘의 투샷을 보게 만드는 건, 두 사람이 그리고 <나 혼자 산다>가 몇 달 동안 쌓아온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는 납득되지 않아도 심정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나 혼자 산다>가 쌓아온 서사는 비단 박나래-기안84의 러브라인뿐이 아니다. 이번 송년회 여흥타임에서 멤버들을 소개할 때도 틀에 박힌 식상한 소개가 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놀려왔던 말로 대신했다. 애장품 추천 시간에서도 제비뽑기로 서로의 애장품을 갖는 것이 룰이었지만, 각 멤버들은 특정 상대방을 위해 세심하게 선물을 준비해왔다. 기안84는 드라마 촬영대기 시간이 긴 시언을 위해 포맷까지 완료한 자신의 노트북을, 전현무는 지난해 패딩을 입고 시상식에 온 기안84를 위해 정장 재킷을 선물했다. 모든 것에 무지개 회원들의 역사가 담겨 있었다. 

과거 무지개 회원 모임은 정말 방송을 위해 간헐적으로 모이는 일회성 만남의 성격이 강했다. 이국주부터 김용건까지 나이차도 커서 나름의 서열 아닌 서열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무지개 멤버들은 또래 친구들 느낌이다. 그래서 농활 같은 나래학교, 수학여행 같은 제주도 여행도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 송년회를 두고 “가족 모임 같다”는 전현무의 말이 절대 빈말이 아니었다. 

이 주의 Worst: 설정 가득한 리얼리티 <미운 우리 새끼> (12월 17일 방송)

김건모의 ‘사부작’ 만들기에 이어 토니의 편의점 음식은 거의 고정 출연자가 된 것 같다. 지난해 9월 토니가 SBS <미운 우리 새끼> 고정 멤버로 합류한 후 그의 캐릭터를 만들어 준 효자 아이템이 바로 편의점이었다. 그때부터 잊을 만하면 편의점 소재가 등장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올해 1월 ‘문희준 총각파티’를 위한 뷔페로 편의점 음식을 준비했다. 올해 7월엔 아예 집 안에 편의점을 차리는 리모델링을 시도했다. 10월엔 강남, 샘 오취리를 비롯한 가나 친구들에게 추석맞이 명절음식을 편의점 재료로 대접했다. 지난 11월 토니가 이상형으로 꼽았던 배우 고준희 드라마 촬영장에 간이 편의점을 차리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편의점을 매개로 러브라인까지 형성한 지 한 달 만에, 또 편의점이다. 

이번에도 특별할 건 없다. 편의점 음식 재료를 활용해 요리를 하는 것이었다. 이국주, 문세윤, 김도균을 게스트로 초대한 건, 문희준 총각파티와 비슷하다. 편의점 음식을 그대로 먹는 것이 아니라 2차 가공해서 요리로 재탄생시키는 건, 추석특집 명절음식 만들기와 유사한 패턴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든 건, 그래서였다.

게다가 이국주, 문세윤은 먹방과 너무나 흔하게 매치되는 식상한 게스트다. ‘편의점 황제’라는 수식어를 붙인 김도균 역시 예상을 전혀 벗어나지 않는 게스트다, 김도균이 편의점 포인트가 100만원 쌓였다는 건 너무나 오래된 이슈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토니가 고정 멤버로 합류하던 초반, 전혀 정돈되지 않은 그의 집처럼 자연스러웠던 일상이, 이제는 ‘먹방 전문가’와 ‘편의점 전문가’를 초대해서 편의점 음식을 대접해 평가를 받는다는, 굉장히 인위적인 장치들이 빼곡히 들어가 있다. 관찰 카메라 특유의 날 것의 매력이 사라졌다. 무대만 토니의 집일 뿐, 그것만 걷어내면 설정으로 가득한 버라이어티 예능과 다를 바가 없다. 

이미 ‘토니=편의점’ 콘셉트는 식상하게 됐는데, 반복적으로 허비하고 있다. 이건 소비가 아닌 허비다. 에피소드 아이디어가 바닥난 것인지, 이게 먹히는 콘셉트라고 생각해서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인지는 제작진만이 알 수 있다. 설령 후자라고 해도 이건 근성이 아니라 미련에 가깝다. 이젠 방송 자체가 ‘미운 우리 새끼’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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